저 넒은 숲을 지나치는 때에

전쟁의 불길 담은 이들의 온기와

죽어가는 이들의 싸늘함을 담고 흐르네


바람이 죽음을 담고 흐르니

모든 이들의 눈에서 물이 끊기지 않고

불길은 시체를 태우며 계속해서 살아나가

땅마저 흐르지 않는 것을 원망하며


그렇게 사람들조차 흐르며 살아가는 것을

그저 바람을 탄 눈송이는 보고만 있었지


그런 눈송이 쌓인 설원에 피는 계속해서 물들여가


어디에도 흰 눈송이는 남지 않고

검은 재와 붉은 피얼음은 눈조차 미움을 갖게 해

사람들은 더 이상 사랑을 잊으며 살아갔지


그러니 아이야, 죽음 담은 바람을 잊지 말거라


그런 피얼음 위에 선 사자도

검은 재 위에서 홀로 남은 음유시인도

그저 검은 까마귀도


그것을 잊지 않았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