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면


2023.08.10, 태풍이 지나가는 곳에서

원죄를 저지른 이들은 낙인이 세겨진다. 이 낙인은 그 자를 기억하기 위한 표식이다만, 필사의 황홀경에서는 공평하리라.

결코 절대적인 상황 앞에선 공평하단 말이리다. 그럼 왜 낙인을 세겼는가?


내 영원한 결속 외면이여. 이 상황을 어찌 생각하는가.

부질없는 짓이니라.


원죄를 세길터면 이름을 개명시키거나 체형에 문신을 새길터에 그리하는게 낫다고 이르더라. 나 또한 이리 하는게 공평하다 생각하리다.


네 영원한 결속 나태여. 이 방안을 어찌 생각하는가, 물었더니만.

결코 이루어져선 안되느니라.

그래, 그렇다고 치면 어떻게 해야하는가? 일렀건만. 침묵할 뿐이더라.


결국 필사의 황홀경(또는 사의 경계)에서 부질없는 꼬리표를 세길 바에 저승의 이후에서도 넘어갈 박제를 할 바에 결국 필사의 황홀경에서 부질없는 꼬리표를 세겨야 한단 모순적인 발상이 되었느니라.

내 영원한 결속 외면이여. 이 발상이 어떠한가.

뭐가 어떻게 되든간에 네 의견이 맞으니라.


난 결국 잊어야 할걸 알아버린 대가로 두통을 선고받았느니라. 결코 가벼운 선고는 아니나 무겁지도 않도다.

난 이제 판결에 의한 낙인과 외면이 찍혀야하다만 내 발상에 의한 가상인지 내가 볼 수 없는 낙인인지 어쨌든 별 의미는 없었도다.


그렇다면 난 무슨 원죄를 지어 두통형을 선고받았는가를 고민했더니 그것은 반발을 이르킬 여지를 만들었느니라.


아, 우리의 영원한 결속 권태여, 어찌 이리 원죄가 많은가.

그것은 하늘이 심심해서 만든 억지이리다.


난 더이상 생각하려 하지 않았다. 두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