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기에 앞서


-이 정보글의 작성자는 자기가 글을 잘 쓴다고 생각하지 않고, 성공한 작가도 아니며, 주관적이고 주관적이며 주관적입니다. 적당히 필요한 부분만 걸러 들어주세요.


-제목에 3이라고 써있지만 4랑 5는 나오고, 6이 나올지 안 나올지는 저도 모릅니다.


-부족하게나마 몇 년 동안 소설을 쓰면서 경험했던 팁들을 공유하고 싶어서 작성하는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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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에서 시점은 상당히 중요하다.


어느 시점에서 서술하느냐에 따라 독자들에게 제공되는 정보의 종류와 양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먼저 시점을 3가지로 분류하겠다.


1. 주인공 시점.


2. 관찰자 시점.


3. 전지적 작가 시점.


주인공 시점은 말 그대로 주인공의 1인칭 시점이다.


관찰자 시점은 이야기 밖의 제 3자가 이야기를 서술하는 것이다. 다만, 등장인물들의 심리까지 알진 못한다.


전지적 작가 시점은 관찰자 시점과 동일하지만 서술자가 모든 등장인물들의 심리를 묘사할 수 있다는 차이점이 있다.


이중 내가 가장 선호하고 또 제일 빈번하게 사용하는 것은 주인공 시점이다.


그럼 주인공 시점부터 알아보도록 하자.




이 시점의 가장 큰 장점은 당연하게도 주인공의 생각, 심리, 감정을 독자들에게 그대로 전달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건 생각보다 굉장히 큰 메리트이다.


보통 독자들은 소설을 볼 때, 주인공에게 몰입하고 저도 모르는 사이에 주인공과 동화되어 소설 속의 이야기를 즐기기 때문이다.


따라서 절망적인 상황에서 주인공이 겁먹으면 독자들도 함께 마음 졸이고, 통쾌한 장면에서 주인공이 기뻐하면 독자들도 시원해하며 슬픈 장면에서 주인공이 울면 독자들도 울적하게 만들기가 더 '쉬워지는' 것이다.


독자들이 소설에 몰입하기 쉽다는 것은 그만큼 연재를 계속해서 따라오는 독자들이 늘어난다는 것을 뜻한다.


소설에 몰입하게 되면 자연스럽게 주인공의 다음 행보가 궁금해지고, 그럼 다음화를 누르게 된다.


또한 이 시점은 주인공 외에 다른 인물들의 심리는 그들의 행동이나 태도, 주인공의 생각 등등의 제한적인 정보로만 유추할 수 있기 떄문에 의외의 상황에서 뜻하지 않은 재미를 주기도 한다.


예를 들면, 누가 봐도 주인공을 좋아하는 것이 행동거지에서 티가 나는 히로인의 마음을 주인공이 알아채지 못한다면 독자들은 안타까워한다.


분명 주인공과 독자들은 같은 시점에서, 같은 상황을 보고 같은 정보를 받아들이고 있는데 이를 주인공이 제대로 해석하지 못하기 떄문이다.


그래서 '아ㅋㅋㅋ 쟤 대놓고 주인공 좋아하는데 주인공 고자네ㅋㅋㅋㅋ'같은 댓글들이 심심찮게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 시점의 단점은 무엇일까?


첫 번째는 무의식적으로 작가 자신이 캐릭터에 짙게 반영된다는 것이다.


글을 쓰는 작가가 시점을 주인공 시점으로 작성하기 시작하면 저도 모르는 사이에 작가는 마치 자신이 직접 그 사건을 헤쳐나가는 것처럼 생각하게 된다.


앞서 설명했던 '몰입하기 쉽다'라는 장점이 작가에게도 적용된 결과다.


따라서 주인공 시점을 사용하는 작가는 자주 잠시 멈추어 혹시 캐릭터가 아닌 자신이 사건 속에서 판단을 내리고 있지는 않나 생각해 보아야 한다.


두 번째는 다른 캐릭터들의 공기화 위험이다.


주인공을 포함하여 셋 이상의 사람들이 함께 있다.


그런데 이중 한 명과 주인공이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하면 어느샌가 다른 인물들은 거의 몇십 줄 동안 언급 한 마디 없는 경우가 왕왕 있다.


이것도 작가가 무심코 해당 인물과의 대화에만 집중한 탓이다.


주인공 시점으로 대화를 작성하다 보니 대화를 주고받고 상대의 반응을 서술하는 것에만 너무 신경 쓴 것이다.


요약하자면, 주인공 시점은 아이러니하게도 작가가 가장 주인공과 본인을 분리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주인공이 곧 자신이라고 생각하는 나 같은 경우는 상관없지만.




그 다음은 관찰자 시점이다.


이건 정말로 모든 인물들의 '행동'과 그에 따른 '결과'만을 서술하는 것이다.


솔직히 말해서, 이건 나도 한두번밖에 시도해보지 않았기 때문에 별로 자신이 없다.


허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정말, 정말정말 어렵다는 것이다.


인물의 심리를 직접적으로 서술하지 않고 은근한 암시만 주는 방식은 정말 완급 조절이 어렵다.


어떻게 해야 노골적이지 않을까, 묻히지 않을까, 다른 방향으로 해석되지 않을까를 고민하다 보면 머리가 아프다.


그러나 이 시점의 확실한 장점이 있는데, 바로 작가의 역량만 충분하다면 독자들에게 큰 재미를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작가가 인물들의 심리를 묘사하지 않기 때문에 독자들은 작가가 주는 정보만을 가지고 추측해야 한다.


언뜻 보면 위에 서술했던 주인공 시점과 비슷한 것 같지만, 실상 전혀 다르다.


주인공 시점은 주인공의 심리를 서술하며 '앞으로의 전개가 이렇겠구나' 라는 짐작을 독자들이 하게 한다.


예를 들어 적군이 사방에서 몰려오는 상황에서, 주인공이 별로 긴장한 것 같지 않다면 독자들은 무의식적으로 '뭔가 비장의 수가 있구나' 라던가 '믿는 구석이 있구나' 라고 생각하며 위기를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긴다.


허나 관찰자 시점에서는 주인공의 심리 묘사가 전혀 없기 때문에 주인공이 아슬아슬하게 빠져나가는 그 순간까지 독자들은 숨을 죽이고 지켜보게 되는 것이다.


이 시점의 단점은....... 이미 말했듯이 어렵다. 그것도 굉장히.




마지막으로 전지적 작가 시점이다.


이 시점은 전지적인 작가, 그러니까 이야기 밖에서 지켜보는 전능한 제 3자가 모든 인물들의 행동과 심리를 묘사하는 시점이다.


전지적 작가 시점의 가장 큰 장점은 직관성이다.


빙빙 꼬는 것 없이 얘는 이런 생각을 하고, 쟤는 저런 생각을 하고, 주인공은 이런저런 생각을 한다. 라고 서술해 매우 직관적이다.


또한 직관성이 좋기 때문에 복잡할 필요가 전혀 없다.


A는 주인공을 안 좋게 생각하는구나. B는 주인공에게 호의적이네. 등등 인물관계 파악이 세 시점 중 가장 쉽다.


또다른 장점은 바로 독자들에게 한 발 앞서는 눈을 준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주인공과 악당이 대치 중일 때, 악당이 비장의 한 수를 감추어 두고 있다면 독자들은 주인공이 저 비장의 한 수를 잘 넘길 수 있을지 고민한다.


내가 이전 글, 도입부에 관한 팁에서 설명했던 '다음 내용이 궁금하게 하는' 힘을 주는 것이 꽤 쉬워진다.


하지만 반대로 말하면 전지적 작가 시점을 채택하면 자칫 소설의 긴장감이 떨어질 수 있다.


어차피 다음 전개가 뻔히 보이기 때문에 굳이 읽을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것이다.


그러니 전지적 작가 시점을 활용한다면 독자들에게 주는 정보의 양을 의도적으로 제한하는 것이 좋다.




자, 이렇게 세 시점들에 대해 알아보았다.


내가 가장 선호하는 방식은 기본적으로는 주인공 시점. 그리고 필요에 따라 전지적 작가 시점이나 다른 캐릭터의 1인칭 시점으로 옮겨 서술하는 것이다.


이렇게 하면 주인공은 미처 몰랐던 속사정이나 다른 인물들의 속마음을 독자들에게만 살짝 알려주는 것 같은 느낌을 줄 수 있어 좋아한다.


그럼 이만 이 정보글은 여기에서 마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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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정보글은 이상입니다.


또 당연한 내용일뿐만 아니라 주관적인 생각으로 범벅을 해 뒀군요......


다음 주제로 이미 2개가 있으니 이번에는 따로 주제를 받지 않겠습니다.


부족한 정보글 봐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