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에바에 타라, 신지!"

 주인공이 자기 의지와 무관하게 메카에 들어가서 파일럿이 되는 설정


전통의 클리셰.

제일 대표적인건 건담과 에반게리온일듯하다. 아이(주인공)/어른(조직) 사이의 대립과 갈등을 묘사하기 제일 좋은 스타트.


 주의할 점은 이 클리셰의 본질은 아이/어른의 갈등, 개인/사회 사이의 갈등을 보여주는데 있다는 점이다. 이 부분을 확실하게 강조한다면 긴장감있는 성장물로 이야기를 끌고갈 수 있다.


건담/에바 등 정교한 분위기의 메카물에서 구축한 클리셰 이기 때문에, 이 클리셰를 쓰려면 세계관을 아주 빡세고 복잡하게 짜야된다는 오해가 있다. 하지만 설정풀다 아이/어른의 갈등을 보여주는데 실패하면 걍 망하는거란걸 잊지 말자.




2. "눈을 뜨세요, 용자여."

 - 주인공이 의지를 지닌 메카닉으로부터 선택받는 도입


 용자계열 메카물의 클리셰. 이 경우에는 주인공의 연령대가 매우 자유롭다. 초딩도 파일럿이 될 수 있다. 메카닉이 의지를 가진 생명체이기 때문에 마음이 통하면 움직일 수 있기 때문에.


선과 악, 정의와 같은 관념들을 테마로 삼기에 최적화된 도입이다. 선택받은 주인공의 임무는 외계에서 온 메카의 관점까지 대표하여 한차원 높은 정의를 구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도입부는 초딩물의 전유물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의외로 성인타깃 작품에도 꽤 있는 편이다. 푸른 강철의 아르페지오가 대표적.


1번의 도입부와 섞어 복합적인 맛을 내는 것도 가능하지만,  주제가 산만해지거나 도입이 늘어질 위험이 있으므로 추천하지 않는다.



3. "충성! 메카에 타겠습니다!"

- 주인공이 군인인 경우


 가장 유명한 작품은 풀 메탈 패닉. 메카 소녀를 메카로 간주한다면 스트라이크 위치스, 칸코레도 여기에 속한다. 


 대개 주인공이 메카에 타고 임무를 수행하거나, 혹은 갓 신병이 되어 훈련을 받는 장면으로 시작한다. 첫장면의 포인트는 주인공이 베테랑인지 초짜인지 보여주는 것.


주인공이 베테랑이라면 액션물 성격이 강해질거고, 초짜라면 성장물 성격이 강해질 것이다. 


 어느쪽이든 밀리터리 장르로써의 속성이 매우 강하다. 메카 지분보다 밀덕 지분이 더 높은 경향이 있다. 따라서 무기 사용이나 전술에 고증이 필요해진다. 보는 이의 잣대가 엄격하기 때문. 


여기서 고증이란 현실 밀덕지식 고증으로, 메카닉의 설정을 정교하게 하란 뜻이 아니다. sf지분이 너무 커지면 보던 밀덕이 나가떨어질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



4. "남자가 파일럿이라고요!?"

 - 여자만 메카를 움직일 수 있는 세계에서 나혼자 남자 파일럿


 가장 유명한 작품은 IS. 솔직히 이 도입부 쓰는 작품은 메카물이 아니라 IS물이라고 불러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쓰던 무조건 재밌게 느껴지는 마법의 도입. 공식은 거의 정해져있다.


 - 여자만 메카를 움직일 수 있는 세계

 - 주인공은 우연히 메카를 움직이는 바람에 파일럿 양성소에 끌려간다

 - "남자 파일럿이라고요? 인정할수없스와!" 

- 자존심 높은 천재 여캐와의 대결. 주인공은 재능을 보이나 아슬아슬하게 패배, 혹은 무승부. 여기서 더 큰 힘이 숨겨져있음을 암시

 - "소름이었데스와! 잘못했으면 내가 졌을지도..."


 그대로 쓰면 진짜로 짭IS 되기 때문에 다른 도입과 섞거나, 독자적인 세계관 설정을 갖출 필요가 있다.




5. "메카물은 배틀물이다! 햐압!"

 - 전투씬부터 시작하는 메카물 생활


전투씬 묘사에 능하고, 기계를 멋지게 묘사할 수 있는 사람들이 사용할만한 도입부. 적과 대치하는 상황을 보여줌으로써, 보는 이로 하여금 저 적을 쓰러트려야 한다는 위기감을 불어넣을 수 있다. 게임에서는 듀토리얼을 넣기 좋다는 이유로 반드시 사용되는 도입부. 게임 시나리오면 무조건 이 도입 써야한다.


하지만 소설 등 정적인 매체에서는 사용시 주의해야 하는 도입부다. 정보량이 너무 많아서 낯설고 어려운 느낌을 받은 독자가 이탈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 이보다는 다른 도입을 쓰고 빠르게 전투씬으로 연계하는 쪽이 더 독자친화적이라 생각한다



여담


 메카물 도입부는, 왜 주인공이 메카에 타야만 하는지 그 이유를 보는 이에게 납득시키는 구간이라고 할 수 있다.


 아빠가 타래서 탈수도 있고, 메카가 타달라고 해서 탈수도 있고, 군인이라 탈수도 있고, 특별한 남자라서 탈수도 있다.


 결국 도입부에서 중요한건 주인공이 어떤 인간인지, 무엇을 가장 소중한 가치로 여기고 있으며, 어떤 고민을 안고 있는지 보는 사람에게 각인시키는 것이다. 


 처음부터 하드하게 sf세계관과 설정을 각인시키려하기보단, 주인공의 일상에서부터 시작해 캐릭터에 흥미를 느끼게 한뒤, 조금씩 메카닉 소재를 끌어내는 편이 더 친절한 도입이 될수있을 것이다 



보너스. 메카닉 전투씬 묘사에서 유의해야 할 점


메카닉 전투씬의 묘사는 대인전 묘사와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미묘하게 다르다. 메카닉의 움직임은 사람의 움직임과 다르기 때문이다.


인간형 메카라는 이유로 사람과 똑같은 방식으로 묘사하는 작품도 있다. 그래도 되긴 하고 매끄럽게 잘 읽히긴한데 기계가 싸우고 있다는 느낌이 영 안든다. 


반면 기계라는 이유로 섬세하게 부품의 움직임을 묘사해주며 전문적으로 느껴지는 기계용어들을 나열하는 작품도 있다. 이건 기계 느낌은 잘 드는데 너무 어려워서 문장이 잘 안읽힌다. 


타깃 독자층의 연령대가 낮다면 전자가 낫고, 높다면 후자쪽이 먹힌다. 또한 빠르게 전개해야 하는 구간에선 전자가 낫고, 메카의 첫 등장처럼 이미지를 강하게 각인시켜야 하는 구간에선 후자가 낫다. 또한 인간형 메카닉의 묘사에선 전자가 낫고 비인간형 메카닉, 혹은 비인간적인 기믹을 묘사할 때는 후자가 낫다.


이 두 묘사법을 고르게 구사하는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