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자의 몸을 감던 붕대

악마의 구덩이에서 끌어올린 유황

바오밥 나무로 만든 불쏘시개로

성물을 녹여 만든 라이터로 불을 지핀다.

십자가를 담근 물로 축복한 은반지

은은히 빛나고 있는 청은의 귀고리를 끼고

황동으로 만들고 은을 씌운 소박한 칼를 차고

부정타지 않은 흰 천으로 머리를 가린다.

"천국에 계신 우리 아버지."

첫 운을 떼어 기도를 올린다.

"이 영혼을 가여히 여기소서."

누군가를 위해 기도를 올린다.

하지만 그 기도는 그에게 닿지 않으리라

닿기 위해선 무언가가 부족했기에.

"성자와 성부와 성령이 말하시길."

"넌 천하의 쓰레기새끼다."

"지옥의 가장 깊은 불구덩이가 너를 위해 열릴테니"

"너는 악마를 기다리게 하지 말라."

지옥으로 한 영혼이 떨어진다.

그와 동시에 나를 굽어 살핀다.

"성경에 도리에 어긋나지 않았습니다."

절대 그를 부정 할 순 없지만

그를 이용하여 목적을 이룰수는 있다.

수많은 시선이 나를 옥죄어 오지만


나는 엑소시스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