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나치게 서릿한 아찔함에, 내 몸 또한 부르르 떨리는듯 하오.

한평생의 기억과 지식이랄것이 흐릿한 장막으로 들어가면 그 뒤에선 마침내 악몽과 잊고싶은 모든것들이 커튼콜을 시작하오. 생에서 경험하기엔 너무나 많은 고통들이 숨겨만 두자 그 속에서 증식하고 비대해져 나타나오.

  해소되지 못한 욕망들은 온 몸을 돌며 말을 걸고, 나의 연약한 귀는 그런 말들을 끝끝내 듣지 못하는척 자신을 보호하오. 혹여나 욕망을 듣는다면, 욕망을 행한다면, 또다시 가림막 속의 흑묘가 새끼를 배지는 않을까. 공포의 욕망이 나를 엄습하오.

  막연한 고통 한 말이 입속에서 흘러나오오.

그것은 일전에 소화시킨 죽음의 부산물이려나, 어쩌면 나는 죽음에도 소화불량인것이 아닐까. 마침내 다가온 끝에도 공포가 있고, 그런 공포는 욕망이고, 나는 욕망을 듣지 못하오. 아아- 나의 유약한 귀를 보호해다오. 저들의 목소리가 너무나 섬짓하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