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나는 내 자신이 보편적인 존재라는 당연한 사실에 당면할때마다 그것을 어떻게든 부정하기 위하여 일종의 기준이 부재함을 증명하고자 한것이며, 그것을 위하여 허무주의를 인용하곤 했으며, 결국은 그것에 의하여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허무는 다시금 실재하지 못하게 되는것이고, 그렇게 나는 비로소 부정하고자 했던 무언가를 인정한 꼴이 되어버리는것이다. 


 일련의 과정에 의하여 개인의 신념과 자존감은 공존할 수 없으며 상충할뿐이란걸 직감한 나는, 둘중에 하나를 버려야 하는 상황에서 그 두가지를 모조리 갖고야 말겠다는 욕망을 일깨웠고, 끝끝내 나 자신이 모순적이고 비통한 존재가 되어가는것을 보고만 있었다. 그런 자기 혐오적인 고통 속에서 또한 일종의 깨달음을 얻기 마련이고, 나는 그런 깨달음에서도 고통을 얻었다. 나 자신이 혐오하는 그 보편성의 존재가 나라는것을 부정하기 위해서는 남들을 비판하기를 멈춰야 하니, 내가 그들보다 우월하다는 기저의 의식때문에 나는 고통받았던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