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세 명이 말하는 웹소설 글쓰기 노하우 

이재익(소설가): “웹소설의 첫 번째 관건은 생존입니다. 네이버 챌린지리그에 올라오는 작품만 하루 몇천 편이죠. 페이지가 초 단위로 바뀌는 곳에서 살아남으려면 독자 취향을 잘 파악해야 해요. 그럼에도 10대는 유리하다고 봐요. 웹소설을 읽는 주요 연령층이 10~20대니까요. 

네이버 웹소설에서 가장 많은 매출을 올린 작품이 『허니 허니 웨딩』인데, 여주인공이 고등학생이에요. 이 작품을 진짜 고등학생이 썼으면(노승아 작가는 30대) 어땠을까요. 어른이 감히 상상할 수 없는 세계를 만들어내는 10대의 감성은 정말 부러워요. 언젠가 재능 있는 10대와 콜라보레이션도 하고 싶어요. 

물론 감성만으로 소설을 쓸 수 있는 것은 아니에요. 최소한의 문장력은 필요합니다. 한 작품 정도 운 좋게 인기를 얻을 수 있으나, 차기작을 받쳐주는 것은 결국 문장이죠. 교과서 수준의 문장은 기본으로 갖추고 여기에 10대의 감성을 더하면 베스트죠. 

또한 로맨스·미스터리·SF·판타지·추리 등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를 주저하지 마세요. 로맨스 안에 미스터리 뼈대가 있으면 더욱 재미가 살고, 미스터리 속에 감정선을 넣어야 더 흥미로운 법이니까요. 독자와의 소통, 절단신공 이런 것들은 며칠이면 깨닫는 스킬에 불과해요. 문제는 작가로서의 기초체력을 다지는 일입니다.” 

전홍식(SF&판타지도서관장): “책과 달리 웹소설은 저자를 따지지 않아요. 권위가 존재하지 않는 세상이죠. 실력만 있다면 누구든지 데뷔할 수 있어요. 그래서 글쓰기가 재미있는 학생이라면, 웹소설에 도전하라고 권하고 싶어요. 물론 완성은 꼭 해야 합니다. 완성하지 않으면 성취감도 없어요. 

팁을 주자면, 먼저 이야기의 클라이맥스를 만드세요. 판타지를 예로 들어볼까요. 클라이맥스를 만들려면 주인공이 어느 시대에 어떤 적과 어디서 어떻게 싸울지 결정해야 합니다. 클라이맥스를 정하는 것만으로 이야기의 큰 흐름이 잡히죠. 목표가 정확하면 과정도 흔들림이 없답니다. 

평소 글쓰기 연습도 게을리 마세요. 글쓰기 연습법으로 필사를 주로 꼽는데, 저는 녹음도 괜찮다고 생각해요. 남의 글이든 내 글이든 말로 읽어 녹음한 후 다시 들어보세요. 좋은 문장 등을 구별할 수 있게 됩니다. 또 창작은 경험에서 나옵니다.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고 써보세요. 

추리소설을 잘 쓰고 싶다면 만화 『명탐정 코난』을 글로 옮겨보세요. 추리소설의 구성을 이해할 수 있죠. 감명 깊게 본 영화나 책을 줄거리로 써도 좋습니다. 쓰면서 그 작품이 왜 좋은지 3~5개로 이유를 정리해 보세요. 글로 정리하며 정말 좋았던 작품과 아닌 것을 구별할 수 있어요. 소설 쓰기에 분명 도움이 될 겁니다.” 

이진백(네이버 웹소설 담당 팀장): “중2. 네이버 웹소설 4년 역사상 가장 어린 작가였죠. 『프랜시아의 꽃』(김레인)이라는 판타지물을 2013년에 연재했어요. 반응? 뜨거웠죠. 10대의 눈으로 그린 세계니까요. 쓰는 말부터 추구하는 재미까지 어른의 시점과는 전혀 달라요. 이런 점에서 웹소설은 10대에게 꽤 유리하다고 봐요. 공감대를 나눌 독자가 상시 대기 중이니까요. 

물론 고충도 있어요. 실시간 댓글 같은 거죠. 손도 빨라야 해요. 독자 반응에 따라 수정해야 하니까요. 이처럼 웹소설에는 몇 가지 법칙이 있어요. 단문 중심에 대사 위주, 전개는 서사 중심이어야 해요. 독자들이 감정이입하니까 등장인물의 성격도 중요하죠. 이런 몇몇 원칙에서 흐트러지면 작품은 좋을 수 있어도 흥행은 안 됩니다. 그 역시 대중의 선택이죠. 

그렇다고 너무 고민 마세요. 미술이건 음악이건 많은 습작이 중요하니까요. 예전에는 습작하고 독자의 피드백을 받을 공간이 없었지만, 여기는 자유 연재 창작 게시판이에요. 현재 웹소설 프로 작가 중에도 중·고교 때 시작한 분이 많아요. 일찍 시작한 만큼 내공도 빨리 쌓이죠. 많이 써보고 많이 올리세요. 독자에게 욕도 먹고 댓글 테러도 당해봐야 성장한답니다. 생생한 독자 피드백들이죠.” 

출처: https://sojoong.joins.com/archives/844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