밤을 샌다.


이유라 한다면 여러가지가 있다. 갑자기 먹고 싶은 유부초밥을 점심으로 먹고 싶어서라던가, 나태와 자기혐오로 가득찬 나에게 변화를 주기 위해서라던가.


아니면 할 일이 더럽게 없거나. 저 세가지 중 하나지.



이유가 어찌됐던 지금은 7시고, 무언가 먹기엔 시간이 한참이나 남았다. 목표로 한 유부초밥은 찾아보니 가격이 비싸고, 미래는 아직 어두컴컴하기만 하다.



뭔가 생산적인 일이나 머리 속에 채울 지식은 어디에 쓸모도 없을 잡지식뿐이며, 글도 그렇게 못 쓴다.



밤은 이러한 고민을 하기에 적당하다. 누군가에게 말하기 힘든 고민들을 털어놓기도, 그런 글을 쓰기도, 고통스러워 보이는 내 앞에 대하여 생각하기도,



저런 잡생각을 하기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