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한 방에 자리를 깔고 누우면, 보이는 것은 검게 물든 형상과 창 너머를 채운 밤의 색채뿐이었다.


낮동안 방치된 방을 밤에 다다라서야 희뿌연 전등과 어둠으로 기억하면서, 겨울이 왔다.


겨울이 되어도 달라질 것은 없었다. 일하고, 자고, 꾸준히 먹어댈 뿐이다. 그럼에도 추위는 더위보다 좋다. 녹아 사라지는 것보다는, 얼어서라도 남는 것이 낫다고 생각한다.


어느 날이었다.


하루를 보내고 방에 나를 뉘였다. 뜨거운 물이 피처럼 흐르는 바닥 아래에서 온기가 올라온다. 그것이 영 머쓱하고 불편하게 느껴져, 나는 몸뚱이를 이리저리 뒤척이며 잠을 설쳤던 것이다.


그에 내가 한숨을 작게 내쉬며 창 밖을 바라봤을 때.


하늘에 하얀 점이 있다.


새까만 도화지 위, 하얀 점이 있었다.


나는 그것이 주는 특별함에 매료되어, 창문에 붙어 빤히 바라보았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관찰하면 관찰할수록 하나의 특징이 눈에 박히고 말았다.


빛은 점멸하고 있었다.


끊임없이, 또 하염없이.


그러나 결코 사라지지 않는다. 달라지는 것은 빛의 세기일 뿐, 그 존재는 세계를 관통한 듯 선명했다.


별은 짧게 변화하지 않는다. 별은 별의 시간을 사느라, 우리의 시간은 자주 놓쳐 버리곤 하니까.


저것은 인공위성일까?


그렇다면 인공위성이래도, 나는 그것이 무인기가 아니길 바랐다. 언젠가 매체에서 듣고 보았던 우주정거장이라던지, 아니면 어느 나라의 어느 꿈의 일환으로 파견된 우주선이라던지.


그럴 확률은 적으니, 역시 무인기려나. 조금 아쉽네..


..


나는 홀로 웃음을 터트렸다.


사실은 저 빛이 철이건, 불이건, 사람이건 상관없었나 보다.


나에게는 저 특별함이 별과 같았다.


하염없이 점멸하는.. 내가 이곳을 벗어나게 되더라도 여전할 빛.


여전히,


반짝이는 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