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곳은 키보토스의 어느 심문실, 언제나 칸나의 얼굴을 날이 섰지만 오늘따라 그 얼굴에는 위압감이 조금도 떨어지지 않았다. 평소에 알고 지내던 사람이 성범죄 혐의로 신고를 받은 상태였기에 자그마한 입술 사이로는 뾰족한 송곳니가 조용히 으르렁거렸고 가늘게 펼쳐져 있던 금빛 눈썹은 화산같은 모습으로 구부러져 있었다.




" 하아, 선생님. 도대체 몇 번입니까? "


" 이건 모함이란다...!! "


" 개소리도 정도껏 하라고 했잖습니까... 처음에는 몰랐지만 이제는 확실합니다. "




그래서였을까, 피곤함에 찌들어 있던 칸나는 눈치도 보지 않고 잠시 깊은 한숨을 몇 번 내시더니 신발을 벗었다. 발목까지 올라오는 그녀의 신발은 평소에도 통풍이 안 되기로 유명한 물건이었으니 그걸 벗는다는 행위가 무엇을 뜻하는지는 바보라도 알 수 있었다. 하물며 노골적으로 두 다리를 탁자 위로 올려놓고 있었으니까...




" 카, 칸나야...!! 냄새 나잖니!! "


" 그래서 어쩌라는 겁니까? 당신 같은 변태에게 신선한 공기를 허락할 거 같습니까? 소중한 공기를 낭비하지 마십시오. 망할 쓰레기!! 아시겠습니까? 당신은 공기조차 아까운 폐기물입니다. "


" 우우... 칸부이... "



시커먼 스타킹이 한몸처럼 엉켜있는 그 늘씬한 다리는 매혹적이었지만 땀에 찌들어 물씬 풍기는 발냄새를 생각한다면 그다지 좋은 모습은 아니라고 할 수 있었다. 속살이 훤히 보일 정도로 축축하고 습기로 머금은 스타킹 사이로 발바닥의 형체가 어렴풋이 보일 정도였으니 말이다.


복숭아 같은 두툼함을 자랑하는 듯한 앞꿈치 위로 포도송이처럼 탱글탱글하게 맺힌 듯한 발가락의 각기다른 지문까지 조금은 눈치 챌 수 있었으니까, 그러니 방 안의 공기는 조금씩 후덥지근해지고 동시에 고약한 악취에 질식되고 있었다. 두리안 열매를 반으로 갈라놓고 습한 공간에 장기간 방치한 듯한 그러한 발꼬랑내가 모두를 덮치고 있었다.


심지어 간지러워서인지 아니면 찌뿌둥해서인지는 모르겠지만 제발 안 그랬으면 좋을 정도로 발가락을 조금이라도 꼼지락거리면 버섯 포자가 터지듯이 그 역한 악취가 더 많이 퍼지니 성범죄자 혐의로 체포된 선생님이 풀려난 것은 칸나의 발냄새를 모조리 흡입 당하여 폐가 엉망진창으로 쪼그라들었을 때였다.




















" 하아... 무고죄 개꼴리네. "


 


칸나의 나지막한 목소리 사이로 선생님은 그렇게 기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