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의사들이 지금 노의들보다 환자를 대함에 있어서 예의는 평균적으로 더 잘 차림.

사직한 전공의들이 대학에 남은 교수들보다 훨씬 더 겉보기엔 의사다운 에티튜드를 갖췄다고 단언함.
이유는 KMLE에 아예 실기 시험으로 의사 환자 관계를 평가하는 항목인 CPX 가 생기며

최소한 기술적으로나마 환자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는 법을 학습하기 때문임.

여기서 일단 마이너스인 새끼는 대부분 다 걸러짐.

총점하고 상관없이 의사 환자 관계 항목에서 Fail 에 해당하는 사람은 

다른 점수가 아무리 높아도 바로 국시 실기 불합격을 통보받게 됨.


이 차이가 정말로 크다는 건 병원에서 일해보면서 교수들의 태도만 봐도 알 수 있음.

환자에게 반말에 짜증은 기본이고, 설명도 똑바로 해주는 사람이 드뭄,

물론 많은 교수가 이런다는 건 아니지만 그 빈도는 꽤 높다.

젊은 전공의들도 물론 문제가 많은 사람은 있지만 마찬가지로 빈도는 낮음.

여기 간호사나 다른 의사, 의대생 혹은 병원 자주 다니는 사람

그 누구라도 경험 좀 쌓이면 이거는 그냥 피부로 와닿을정도로 명확한 문제임.


당장 니들이 보기엔 내가 환자랑 멱살 잡았을 것 같지만,

내 의사 면허 걸고 단언하지만

난 인턴 1년, 던트 3년, 거기에 로컬에서 일하던 시절 통틀어서

단 한 번도 환자랑 마찰이 있었던 적이 없다.

오히려 너무 친해지려고 해서 그게 귀찮았지.

던트 할 동안 우수직원 2번, 인턴때도 환자들한테 선물까지 받던 놈임.


물론 속으로 그들을 어떻게 생각할지 어떻게 알아? 


맞아 적어도 의학 드라마처럼 그런 건 없어.


나는 아무 생각도 안 함.

내가 잘해서 기쁜 것도 없고, 내가 못해서 슬픈 것도 없음.

그냥 내가 잘했구나, 이 부분은 계속 이대로 하자.

내가 못했구나, 이 부분은 존나 다음엔 이러지 말자.

이것 뿐임. 그리고 원래 이것 뿐이어야만 했음.


드라마에서 보는 것처럼 뭐 환자가 잘못됐다고 울고 멘탈 나가고 

이런 새끼는 인간으로서는 좋은 인간일 지 모르지만 의사로서는 오래 못 간다.

오히려 정말 환자에 대해 아무런 생각도 안 하기에 프로로서의 자세를 유지할 수 있음.

그냥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그 사람이 협조하면 협조해주는 거고,

협조 안 해서 피곤하게 하면 그냥 게임에서 어려운 스테이지에서 막힌 느낌뿐임.

감정에 흔들리지 않으니 당연히 예의를 그르칠 일도 없음.


즉 지금의 젊은 의사 세대는 적어도 훈련받지 않은 일반인들이 구별할 수 없는

세련된 테크닉으로 정신노동자들마냥 환자를 대하고 있어서 마찰은 적게 일으킴.
딱 잘라 말해서 여기 있는 그 누구도 그 젊은 의사들의 본성을 알아채는 건 불가능함.


그래서 그런 프로들이 일을 그만두고 사직하겠다고 얌전히 사라질 때

제대로 된 판단을 할 수 있는 실무자들이라면 이게 보통이 아니었다는 걸 알았어야 했음.

이건 아예 대화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판단해서 모두 알아서 뜨겠다는 신호라서

2020년 파업보다 더 심각한 문제였다는 소리니까.


따라서 이번 전공의들을 탓하는 건 정말로 주소가 잘못된거임.

그들은 프로로서 더 이상 이 일에 전념할 수 없다는 무기질적 판단을 했으니까.

단순히 사명감같은 추상적 개념이나, 우리가 잘못했으니 돌아와라 같은

느그나라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감정의 마천루로는 이들을 움직일 수 없음.




요약 : 

젊은 의사는 체계적은 교육을 받아 환자를 대하므로 평균적으로

늙은 의사들보다 더 세련된 매너를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