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거에서 알 사람들은 알겠지만 구로구 을 지역에 태영호가 출마했다. 그래서 개인적으로 태영호가 나름 관심이 가는 정치인이기도 하고 선거 전날인 것도 있으니 오늘 지역구민 입장에서 태영호와 구로구 을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고자한다.


태영호, 북한에서 태어나 평양에서 대학을 나오고 중국유학도 다녀왔으며 이후 유럽 여러 국가를 돌고 적성국인 영국대사까지 오를 정도로 김돼지일가와 노동당의 신뢰를 받던 북한의 엘리트이다. 하지만 그런 사람도 김씨 일가의 압박과 가족에 대한 걱정에 자유로울 수 없었고 결국 그는 영국에서 과감히 탈북을 시도해 성공, 남한에서 자유민주주의를 맞이하게 되었다.


그렇게 그는 남한에서 가끔씩 저술 활동이나 하며 편안하게 살 수 있었지만 문재인 정부의 탈북자 북송을 계기로 정계입문을 선택, 2020년 국힘입당 및 총선출마를 선언하고 강남구에 공천을 받아 출마한다. 그리고 총선기간 동안 과연 탈북자가 지역구 관리를 잘 할 수 있을지에 대해 우려가 있긴 했지만 강남구민들은 북한 엘리트인 그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며 당선시켜주었고 이후 국회의원이 되어 계속해서 인지도와 입지를 쌓은 끝에 최고위원까지 올랐을 때만 하더라도 촉망받는 정치인으로 올라섰다.


하지만 국회의원 활동을 하면서 제주 43 망언, 녹취록 논란, 책화 논란 등으로 인해 정치생명에 큰 타격을 입었고 이로 인해 많은 중도보수 지지자들이 실망하게 되었다. 결국 위 논란으로 최고위원에서 사실상 쫒겨난 태영호한테는 정계은퇴 혹은 험지출마라는 두 선택지 밖에 없었을 것이고 그렇게해서 고른게 구로을 출마로 보인다.


구로을, 지난 총선 이전에는 '도쿄박' 박영선이 12년 동안 해먹었고 지난 총선에서는 문재인의 측근 중의 최측근인 윤건영이 그 자리를 차지하여 국회의원이 되었다. 그 범보수 200석이 나왔던 2008 총선에서도 함락당하지 않은 보수당의 험지 중의 험지인지라 여기 출마는 그냥 선거이력만 쌓고 나가는 지역구라고 생각된다.


솔직히 말해서 태영호 구로을 출마에 대해 내 생각에서 든 걱정은 긍정 반 부정 반이었다. 일단 긍정적인 부분은 그동안 강요식이라는 듣보잡이나 내면서 구로를 등한시했던 국힘이 구로을을 그래도 나름 국힘 지지세를 키워볼만한 지역이라 판단해 중진이나 이름있는 인사를 보냈다는 것이다. 지난 총선에는 양천에서 3선한 김용태 (천아용인 걔 아님) 을 보냈고 이번에는 태영호를 보냈다는 점에서 국힘이 구로를 어느정도 신경쓴다는게 보이긴 하다.


하지만 부정적인 입장에서 보면 태영호가 구로의 국힘조직에 어울리는 사람인지 의문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물론 태영호도 저 지역에 대해 계산은 했을거다. 여기가 강남과 같은 서울이긴하고 조선족들도 많이 살기 중국어를 할 줄 아는 태영호에게 도움도 되는데다 들은거지만 탈북자도 꽤 산다고 하니 국힘 공관위도 저게 아예 뜬금없는 공천이라 생각하진 않았을 듯 하다.


근데 그걸 떠나서 태영호가 구로을의 그 맨날 선거유세하면서 말하는 낙후된 지역 개선에 도움이 될진 의문이다. 1호선 지하화같은 양당 모두가 주장하는 공수표는 거르고 본다해도 다른 부분에 있어 태영호가 자신의 정치력으로 얼마나 구로를 발전시킬 수 있을지 의문이 들고 오히려 지역관련 현안에 대해선 현역인 윤건영이 더 나을수도 있을거라도 보기도 한다. 차라리 저번 총선에 나온 양천 김용태가 개인적으론 더 나았고 당선 가능성도 높았을 것이라 생각했는데 작년에 구로당협위 사퇴하고 고양으로 가버려서 지역구민 입장에선 매우 아쉬울 따름이다.


그렇다고 방금 윤건영을 좀 띄워주긴 했지만 그 양반도 맘에 들진 않는다. 의정활동도 사실상 문재앙 쉴드 밖에 기억이 안 나고 지역구 관리도 재 블로그보면 좀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은 들지만 지역구민 숙원인 구로차량기지 이전을 광명시에 밀려서 실패하는 것부터가 한물간 진문 타이틀 외에 정치력이 있는지 의심스럽고 아무리 쟤가 골수진문이라 친명 수호대가 될 일은 없다고 하지만 이재명이 싫다고 문재인이 좋아지는 것도 절대 아니기 때문이다. 솔직히 이전 지역구 의원이었던 박영선이 재보다 '비교적으로' 지역구 관리나 인물론, 정치력 등에서 훨씬 더 나았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본인은 민주당과 윤건영을 찍을 순 없었고 태영호는 그래도 욕도 많이 먹었고 썩 그리 완전 좋게보진 않지만 보여준게 아예 없진 않았으며 무엇보다 후보가 그동안 구로을은 제3후보가 1명씩은 있었는데 이번엔 후보가 진짜 저 두 명 밖에 없어서 지역구는 태영호 주고 비례는 차마 윤석열을 지지할 순 없어서 이준석의 개혁신당을 찍었다. 지난 총선 때는 국힘과 김용태 후보를 정말 진심으로 응원했고 당선 희망도 조금이나마 봤는데 이번에는 국힘이 처참하게 망하는 것 외에는 길이 없는 것 같아서 걍 국힘이 선전하고 민주당이 조국에 밀려 생각보다 압도를 못해 이재명이 타격을 입기를 바랄 뿐이다. 


아무튼 지역구민으로써 태영호 후보가 유세한 것을 많이 봤었고 지지자인 척 하면서 사진도 한번 찍었었는데 솔직히 안될거 알면서 출마한건 사실이지만 그래도 재선이 최고의 선택이니 태영호 후보도 당선을 위해 최선을 다해서 움직였을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지금 당선가능성은 둘째치고 지역구 여론조사도 아예 안 나오는 상황에서 당선을 기대하진 않았을 것이고 아마 마음 속으론 이미 결과 확인하고 이후에 자신의 꽤 특출한 정치적 특성을 살려 정부 요직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그래도 지역구민 입장에선 누가 되든 구로구가 좋은 도시로 개발되었으면 좋겠다. 낙후된 것은 사실이지만 이 지역에 10년 넘게 산 사람 입장에서 내가 사는 지역이 발전하는 것을 내심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결국 오늘도 변하는 것은 없을 것이고 윤건영이 무난하게 재선을 찍을 것이다. 그래도 지금 서울이 차차 발전중이기도 하고 구로구의 가치를 아예 버릴 수 없을테니 결국 언젠가 구로구가 빛을 볼 날이 있을 것이고 변화도 있을 거라 생각한다. 마지막으로 본인은 구로구가 낙후된 이미지를 벗어나 서울의 일원으로써 우수하게 발전하길 바라며 이상으로 칼럼을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