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문 : https://m.blog.naver.com/savedigi/220528855064


1) 어순과 주어 생략

서양 언어는 대부분 주어-동사-목적어(SVO) 구조를 지니는데, 한국어나 일본어는 주-목-동의 SOV 구조를 가진다. 그런데다가 한국어는 주어 생략까지도 흔히 일어난다.


이것 때문에 그나마 스페인어나 러시아어 화자들이 영어 화자들보다는 한국어를 쉽게 배우는데 스페인어나 러시아어 화자들이 주어 생략이 많이 일어나기 때문이다.


사실 주어 생략으로 따지면 한국어와 일본어가 ㅈ같은게 스페인어와 러시아어는 주어가 생략되면 동사가 변형되어 주어 생략을 대충 눈치챌수 있는데 한국어/일본어는 그조차 없어 고급 수준이 되지 않으면 주어가 생략되었다는 것을 깨닫기가 어렵다


2) 발음(특히 된소리 지옥)

ㅂ, ㅍ, ㅃ

ㄱ, ㄲ, ㅋ

ㅈ, ㅉ, ㅊ

ㄷ, ㄸ, ㅌ


외국인들이 제일 어려워하는 부분이 바로 된소리다. 당장 멀리 갈것도 없이 방, 팡, 빵은 발음이 비슷하지만 뜻은 전혀 다르다.


모음 쪽으로 가면 ㅓ/ㅗ, ㅜ/ㅡ가 이쪽으로 유명하다. 왜 김정은의 영어 명칭이 Kim Jong Un이겠는가.


3) 글자 변화와 동음이의어

같이가 가티가 아닌 가치로 발음된다거나, 몇월이 며춸이 아닌 며둴로, 낳다가 나탈고 발음된다거나.


그나마 이건 중국어/일본어보다 낫긴 한데, 또 읽기로 가면 중국어/일본어는 한자로 동음이의어를 구별할수 있는 반면 한국어는 그게 안된다.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이 '그 대회에서 그는 연패중이다'라는 문장을 읽고 '연패'를 連覇인지 連敗인지 알수 있겠는가?


4) 조사와 어미

'나는 집에 간다'


이 6음절중 조사('는', '에')만 2음절을 잡아먹고 있다. 한국어는 조사의 수가 무지하게 많다. 그나마 다행인점은 예외가 많지 않아 싹 다 외우면 된다는거. 그 외울 양 자체가 방대하지만 말이다. 그런 주제에 또 조사는 조사기 때문에 실수하면 뜻이 바뀌어버린다('나는 집에 갈거야'->'나는 집에서 갈거야')


일본어를 배우고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은 왜 '은/는', '이/가', '을/를'을 따로 쓰냐며 고통스러움으로 호소하기도 했었다. 따지고 보면 일본어에서 은/는은 は, 을/를은 を, 이/가는 が로 통일되어있으니까.


한국인이 영어를 배울때 쓸데없이 be동사를 추가한다거나, of나 to를 남발하거나 하는게 괜히 그런게 아니다. 웬지 있어야 할게 없어서 자꾸 뭘 추가하려 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5) 존칭, 경어


한국어나 일본어 같이 존칭이 있고, 이것을 일상적으로 사용한다고 하면 배우는 외국인 입장에선 머리가 빠질수밖에 없다. 한국어는 확실하게 손윗사람/손아랫사람, 모르는 사람/아는 사람에 따라 존칭과 비존칭이 나뉘며, 경어 내에서도 상황이나 진중함의 정도에 따라 이 구분이 다시 몇가지로 더 나뉘어진다. 물론 원어민도 힘들어할 정도로 경어 구조가 복잡한 일본어보단 낫지만


그나마 불행중 다행인건 외국인이 저거 조금 틀렸다고 해서 한국인이 안 좋게 보는 경우는 없다는거.


인도/유럽어권의 경우 T-V 구분으로써 그냥 모르는 사람/아는 사람의 딱 2개 구분으로 나뉘거나, 영어나 중국어처럼 아예 존칭이 일상적으로 쓰이진 않는(물론 영어에도 sir, thy 같은게 있지만 일상적으로 쓰이는 표현은 아니다)


이건 그나마 한국인이 영어를 배울때는 쉽다. 그냥 모든 인간을 친구라고 생각하면 되는 문제니까.


6) 지나치게 다양한 표현법


영어에서 'I just got there'(나 막 도착했어')를 자연스럽게 바꿀수 있는건 'I have just arrived' 정도다.


하지만 한국어에서 이를 대체할수 있는 표현은 차고 넘친다


나 막 왔어

나 방금 왔어

나 지금 왔어

나 금방 왔어

나 온지 좀(조금) 됐어

나 온지 별로/얼마 안됐어

나 이제 왔어

나 바로 막 왔어


심지어 여기서 왔어를 '도착했어'로 바꿔도 말이 된다.


물론 영어는 반대로 just라는 단어 자체가 수십가지 뜻을 가지는데, 한국어에는 그런 경우가 없다. 애초에 두 언어가 극단적으로 성격이 다르기 때문이다.


7) 한국인들


사실 동양인들 공통적 문제인데, 언어 쪽에서 가르치는 능력이 지나치게 떨어진다. 아무래도 경쟁지향적인 사회 문화 때문인진 몰라도 '남'보다 '나'를 확실하게 중시하는 문화 구조 때문에 감정 공감이 잘 안되고, 이로 인해 상대방에게 이해를 시키는 능력이 떨어진다.


수많은 한국인이 외국인 당사자가 정말 한국어를 유창하게 해도, 정말 더듬더듬 몇단어만 말해도 '와우, 정말 한국어 잘하시네요'라고 해서 자괴감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다고 한다. 칭찬해줬는데 뭐가 나쁘냐고 하겠지만, 피부색과 외견만으로 자신의 능력 기대치를 아주 낮게 봤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한 외국인 블로거의 말에 따르면 이게 일본/중국보다도 한국에서 유난히 심했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