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즈사 채널은 시작부터 컨셉이 많이 잘못되었어. 그동안의 시간 받겠습니다는 학생과의 대화를 통해 지금 키보토스에서 일어나는 일상을 간접적으로 체감하여 선생이 그곳에 거주한다는 생활감을 높이는 것에 있지 한명의 개인이 그저 호감도만을 단순무식하게 표현하는 것에 있지 않아. 게다가 선생은 모든 학생들에게 사랑받으며 동시에 모든 학생들을 돌봐준다는 막중한 책임감이 있는데 그걸 한명의 학생이 독차지 하듯이 나타내는 건 더욱 있어서는 안될 일이겠지. 수치스러움을 모르기라도 한건지 함부로 거리감을 좁히는 모습은 그야말로 천박하기 짝이 없어. 단둘이 있을 명분을 찾는데 동아리 멤버를 팔아먹는 행위는 정말이지 용서치 못한 기만이겠지. 언제나 카페에서 먹고 늘어지는 것밖에 안하는 정도로 시간이 넘쳐나는 주제에 일부러 늘 야근하는 시간대에 찾아와선 심리적으로, 육체적으로도 피로에 몰아붙어져 선생이 약해질때로 약해진 상태를 집요하게 노리는 모습은 정말이지 야비함의 극치란 말 말고는 달리 표현할 말이 없을 정도야. 선생님이 고기를 먹자고 할 때 거북해하더니 정작 자기자신이 배고프니 살례에서 아앙 떨어대며 얻어먹는 꼬라지를 보면 참으로 염치가 없나 봐. 더군다나 다른 학생들이 선생님을 위한 초콜릿에 시기심을 미쳐 숨기지 못해 고스란히 드러나면서 선생님의 곁을 홀로 독차지하다니 이 얼마나 심보가 못되먹은 아이니.





이걸 복사해서 키보토스 전역에 뿌려줘.




친애하는 너의 벗, 키쿄가




※추신※

그제 너가 새로 생긴 디저트 가게에 갔을 때,선생님과 동행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물론 내가 먼저 같이 가자는 너의 제안을 거절한 것은 맞아. 하지만 선생님의 동행 여부가 결정된 것은 명백하게 나에게 언질을 하고 난 뒤의 일이지. 너가 언제, 어디서, 특히 누군가와 어딜 가는지가 달라진다면, 그 달라진 정보를 백화요란의 참모인 나에게 전해주는 것은 행동대장인 너가 마땅히 해야 할 일이 틀림없어. 이런 나의 말은 누구와 달리 개인적인 사심을 충족시키기 위해 선생님과 만나려는 것이 아니야. 선생님은 단순히 우리를 교육시키는 것을 넘어 앞으로의 키보토스를 좌지우지할 중요한 인물이지. 그런 인물과 접촉하는 것은 백화요란의 운영과도 연관 깊은 매우 중대한 일이야. 그렇기에 막중한 과업을 맡아내는데 있어 내가 나설 뿐이지. 가끔은 너의 안일한 행동에 큰 걱정이 들어. 지금 내가 해주는 충고는 앞으로도 잊지 않기를 바래. 그리고 시간이 생기면 선생님의 스팀 친구 코드 알아내 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