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관영매체가 올해 김일성 생일(4월 15일)을 맞아 세계 각국 인사들이 축전을 보낸 사실을 보도하며 쿠바를 또다시 언급하지 않았다.


조선중앙통신과 노동신문은 1일 "김일성 동지의 탄생 112돌에 즈음하여 경애하는 김정은 동지께 여러 나라에서 축전과 축하편지를 보내왔다"며 각국의 축전 발송 인사들을 열거하는 기사를 게재했다.


이들 기사는 중국과 러시아를 비롯해 다양한 국가를 나열했지만, 쿠바는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이 전통적 '반미 연대' 우방국이자 '형제국'으로 여겨온 쿠바를 유독 누락한 것은 지난 2월 한국과 쿠바의 전격적 수교에 따른 불편한 심기가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올해 김일성 생일을 맞아 쿠바 지도부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북한을 향해 공개적으로 축하 메시지를 보냈다.


미겔 디아즈카넬 쿠바 대통령은 엑스(X·옛 트위터)에 "위대한 김일성 동지 탄생 112주년을 맞아 북한 당과 정부, 국민들에게 애정어린 인사를 보낸다"며 "사회주의에 대한 그의 불멸의 유산"을 언급했다.


브루노 로드리게스 쿠바 외교장관 역시 김일성 생일 축하 메시지를 보내며 "양국의 우정, 협력, 상호지지 관계가 역사적이며 불변하다는 점을 거듭 강조한다"고 밝혔다.


북한과의 관계 관리에 신경쓰는 듯한 쿠바 지도부의 이런 반응으로 볼 때 쿠바 측은 외교경로를 통해서도 축전이나 서신을 보냈을 것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관영매체에서 쿠바 언급을 의도적으로 누락했다는 데 무게가 실리는 대목이다.


조선중앙통신은 라울 카스트로 전 쿠바 공산당 총서기가 김정은 국무위원장에게 보낸 김일성 생일 축전은 지난 19일 국·영문 기사를 통해 보도했었다.


그러나 국문 기사에서는 쿠바 국명 없이 '대장 라울 까스뜨로 루쓰 동지'라며 발신인 이름만 적어 이 역시 쿠바에 대한 불편한 감정이 반영됐다는 관측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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