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2년 11월, 과달카날의 일본군들은 절체절명의 상황에 몰립니다. 보급이 거의 전부 끊겨 싸우기는 커녕 죽기만 기다리고 있었거든요.


오죽하면 당시 병사들 사이에서 과달카날의 별명은 아도(餓島), 즉 '굶어 죽는 섬' 이었습니다.



밤마다 구축함들이 빠른 속도를 살려 드럼통에 물자를 넣어 섬 해안가로 떠내려주고 도주하는 '도쿄 익스프레스' 를 실행하고 있기는 했지만, 이것으론 역부족이었습니다.


역시 근본적인 문제는 수송선의 직접 물자 전달밖에 해결할 수단이 없었죠.



그래서 일본군은 11월 14일, 수송선 11척으로 편성된 고속 수송선단을 편성 과달카날로 향하게 합니다. 


하지만 당연히 미군은 이들을 무사히 보내줄 생각이 없었죠. 즉시 B-17과 SBD 던틀리스 등의 항공전력으로 이 수송선단을 무자비하게 때려댔고, 순식간에 7척이 격침당하거나 항행 불능이 될 정도로 파손됩니다.



남은 4척의 이름은 각각 키누가와 마루(鬼怒川丸), 야마즈키 마루(山月丸), 야마우라 마루(山浦丸), 히로카와 마루(宏川丸) 였습니다.


이 4척은 정상적인 방법으로는 미군의 공습을 피해 과달카날에 물자를 옮길 수 없다고 판단, 최후의 선택을 합니다.



위: 키누가와 마루 아래: 야마즈키 마루


바로 과달카날 북쪽, 타사파롱가 곶 해안에 그대로 고의 좌초해버린 겁니다.


이렇게까지 해서라도 섬 주둔군에게 물자를 전달하는 것, 그것이 이 배를 몰았던 육군 선박병들의 임무였습니다.



물론 이를 확인한 미군기들이 바로 다음날 15일에 구축함과 폭격기를 보내 이들 배까지 전부 불태워 버리지만, 어쨌든 임무 자체는 완수되었습니다.



미군기의 공습으로 침몰한 큐슈 마루


사실 바로 1달 전인 10월 14일, 제1차 보급선단이 비슷한 길을 떠났는데 여기서는 물자 양륙 중 미군기가 기습하여 큐슈 마루(九州丸)를 비롯한 화물선 3척이 전부 해안에 침몰해 버렸습니다.


그래서 아예 침몰조차 시키지 못하게, 해안에 일부러 좌초시켜 버린 거죠.


그 결과 타사파롱가 해안엔 이렇게 무려 7척의 수송선이 잠들게 되었으며, '아이언 바텀 사운드'의 일부로서 남게 됩니다.


다른 배들은 세월이 오래도록 흐르면서 전부 바닷물 속에 자취를 감췄지만, 가장 해안선 쪽으로 깊게 돌격한 키누가와 마루는 지금까지 일부 구조물이 물 위에 떠 있습니다.





이렇게 말이죠.


현재는 스쿠버 다이빙 명소로서 나름 이름을 날리고 있다고 합니다.



블로그 출처: 무수천의 공간.

https://m.blog.naver.com/minjune98/2231489032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