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인권센터는 7일 채 상병과 함께 군 생활을 한 뒤 만기 전역한 해병대 제1사단 예비역 생존 해병 2명의 쓴 편지를 공개했다. 센터는 ‘어렵고 힘든 시간을 겪어온’ 예비역 해병들의 신상을 보호하기 위해 이들의 이름은 공개하지 않았다.


생존 해병들은 편지에서 “채 상병 특검법을 ‘죽음을 이용한 나쁜 정치’라고 표현한 대통령실의 입장을 뉴스로 접했다. 하지만 이런 저희마저 채 상병의 죽음을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하시지는 않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들은 “사고가 발생하고 벌써 9개월이 지났다. 이만큼 기다렸으면, 이제는 특검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않겠습니까”라며 “진실을 알고 싶다”라고 썼다. 이어 “눈앞에서 채 상병을 놓쳤던 그때처럼, 채 상병을 위해 할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다는 미안함을 반복하고 싶지는 않다”며 “대통령님. 거부권을 행사하지 말아달라. 저희가 대한민국의 국민임이 부끄럽지 않게 해달라”고 편지를 맺었다.


센터는 편지를 전하며 “이들이 전해 온 진심이, 특검법이 통과되기 무섭게 ‘특검법 통과는 나쁜 정치’라고 맹비난한 대통령에게 과연 ‘나쁜 정치’란 무엇인지 다시 고민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특검법 수용은 순리다. 국민의 분노를 가볍게 생각하지 말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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