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몽골국 삼한등처행중서성 경기로 인천부.


-스읍


"후우우우...."


깐깐한 인상의 한 중년 남성이 담배를 피우며 길을 걸어가고 있었다.


고된 일을 마치고 인생의 낙인 담배를 집어든 그는 사람들이 눈살을 찌푸림에도 상관없다는 듯 중지와 검지로 담배를 잡고 마치 과시하려는 듯 당당히 걷고 있었다.


그는 그렇게 길에서 담배를 피우며 걷다가, 집으로 발걸음을 멈추고, 후 하고 담배연기를 뿜으며 공원으로 발길을 돌렸다.


담배를 피우기는 여기가 안성맞춤이고, 분위기 또한 좋았기 때문이었다.


길가에서 그의 담배 냄새를 맡으며 얼굴을 찌푸리는 사람들은 그의 알 바가 아니었다.


●●●


잠시 후, 공원에 도착한 그는 다 타버린 담배를 아무렇게나 버리고, 담뱃갑에서 새 담배를 꺼내고 그것을 입에 물었다.


편의점에서 산 싸구려 라이터의 둥그런 전자침을 돌려 불을 키고 담배에 가져다대려는 순간이었다.


"야 거기!"


무언가 싶어 소리가 난 쪽으로 고개를 돌려보니, 총을 어께에 매고 순찰을 돌던 몽골 병사가 그를 쳐다보고 있었다.


순간 당황해서 아무 말도 못 하고 있자니, 그 몽골 병사가 삿대질을 하며 다시 몽골어로 말했다.


"이 새끼가 여기 금연구역인거 몰라? 필 거면 딴데가서 피워!"


새파랗게 어린 몽골 병사는 그에게 반말과 삿대짓을 해 대며, 담배를 그만 피우라고 하고 있었다.


그는 몽골군이 자신에게 소리를 지르는 것에 살짝 두려움을 느끼기도 했지만, 담배를 피우려던 것을 방해받은 것과 새파랗게 어린 놈이 자신에게 반말을 찍찍 해대는게 참으로 괘씸한 마음이 더 컸다.


그래서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야 이 새끼야, 내가 어디서 담배를 피든 말든 내 자유지 뭔데 참견질이야? 그리고 보니까 새파랗게 젊은 놈이 어른한테 반말을 찍찍 해대?!"


그는 몽골 병사를 팔로 거세게 밀치며, 더욱더 소리를 크게 치며 외쳤다.


아니, 외치려고 했다.


-탕!


몽골 병사는 주저없이 그에게 소총을 겨누며 방아쇠를 당겼다. 총알은 그의 이마에 그대로 박혔고, 곧 그는 몸에 힘이 풀리는 것을 느끼며 앞으로 고꾸라졌다. 


"새끼가 미쳤나.."


병사는 총을 어깨에 매고 잠시 그 차가운 시체를 내려다보다가, 이내 품에서 궐련과 라이터를 꺼냈다.


마지막 남은 돛대를 빼내어 입에 물고, 라이터의 둥근 부분을 엄지로 돌려 불을 내 궐련에 가져다대었다.


"@%#%×%&@~"


그리곤, 등을 돌려 공원을 걸어가며 그 돛대를 입에 물고 입으로 노래를 흥얼거리며 걸어갔다.


그 병사와 마주치는 사람들은, 눈을 돌리고 표정을 악누르며 어떻게든 담배 연기를 맡고 기분이 나빠진 티를 내지 않으려 애썼다.


병사에겐 사람들의 쩔쩔매는 이런 모습을 보는 것도 퍽 별미였다.


담배 맛을 느끼며, 그는 금연구역이라는 팻말이 붙은 공원의 모습을 즐기며 걸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