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오늘 패배하지만, 내일의 역사는 우리를 승리자로 만들 것이다."
상원은 강경파에 속했다. 그는 당시 수습위가 투항을 주장함으로써 시민 의사에 반하는 방향으로 투쟁을 이끌고 있다고 생각했다. 상원은 자신과 비슷한 뜻을 가진 김종배, 허규정 등 대학생 수습위 일부 구성원, 시민군과 함께 도청에 진입해 계속해서 항쟁할 것을 주장했다. 이들은 전남도청에서 끝까지 결사 항전하기로 결의하고 '민주시민투쟁위원회'라는 새로운 도청항쟁지도부를 결성했다. 투쟁위 결성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상원은 지도부 내에서 대변인 역할을 맡았다.
계엄군과 최후 항전을 하루 앞둔 26일 도청에서 시민군 및 항쟁 지도부의 방침을 밝히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회견에는 내외신 기자 20여 명이 참석했다. 상원은 전반적인 상황을 설명한 뒤 "오늘의 우리는 패배할 것이지만, 내일의 역사는 우리를 승리자로 만들 것"이라는 말을 남겼다. 당시 기자회견에 참석한 미국의 브래들리 마틴 (Bradley K. Martin) 기자는 후일 "나는 이 젊은이(윤상원)가 곧 죽게 될 것이라는 예감을 받았다. 그 자신도 그것을 알고 있는 듯했다"라는 기록을 남겼다.
상무충정 작전
외곽 봉쇄와 무장해제 압박에도 시민들이 무기를 내려놓지 않자 계엄 당국은 최종적 진압을 위해 '상무충정 작전'을 감행한다. 상무충정 작전은 공수부대 특공조가 광주 시내의 주요 건물에 은밀히 침투해 시민군을 무력으로 진압하고 뒤따라온 보병부대와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한 작전이었다.
5월 26일 새벽 5시. 계엄군이 시 외곽에서 탱크를 몰고 들어오기 시작했다. 수습위원들은 계엄군의 시내 진입을 저지하려고 '죽음의 행진'을 벌였다. 이들은 "시내로 진입해 오려거든 차라리 우리를 먼저 깔아 죽이고 들어오라"라며 도로 위에 드러누웠다. 기세에 눌려 계엄군이 일단은 돌아갔다. 수습위는 마지막으로 협상을 시도했으나 이미 상무충정 작전 추진을 결정한 계엄 당국은 협상을 거부했다.
그 무렵 항쟁 지도부도 시민군을 재편해 광주 시내 주요 지점에 배치하는 등 최후 항전을 준비했다. 두려움 때문에 총을 버리고 개별적으로 이탈하는 사람이 생겨났지만, 상원은 "굳은 각오가 아니면 지금 상황을 헤쳐나가기가 어렵다. 굳은 각오와 결의가 없는 사람은 지금 나간다고 해도 말리지 않겠다"라며 붙잡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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