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첸 보다가 어떤 사람이 '영남은 꾸준히 지역주의가 깨지는데 호남은 왜 계속 민주당이냐? 역시 그짝동네 수준ㅉㅉ' 이렇게 쓴 글보고 써봄.

일단 출발은 둘 다 비슷했음. 본격적으로 지역감정이 시작된 70년대 중반부터 본격적으로 민주적인 선거가 시작된 90년대 중반을 보면, 지금 민주당이 최소 5석은 먹고 득표율 적어도 40% 나오는 부산에서마저 12.5%(14대 대선 당시 김대중의 부산 득표율), 11%(15대 대선 당시 김대중의 경남 득표율) 이렇게 나왔고, 이 정도 득표율이면 18대 대선 당시 박근혜 전북 득표율(13%), 전남 득표율(10%)랑 비슷한 수치임. 그런데 여기서부터 영호남 득표율 간에 변화가 생기는데, 바로 '노무현' 이라는 인물이었음. 

노무현은 98년 당시 재보선에서 종로구 선거구에 출마해 당선됐었는데, 바로 다음 총선에 다시 종로에서 출마하면 편하게 재선할 가능성이 컸음에도 불구하고 그 당시 민주당계 정당의 대표적 사지인 북 강서을로 내려갔음. 하지만 지역주의의 벽은 높았고 결국 35%의 득표율로 낙선. 하지만 이 일로 인해 부산에서는 차츰 지역주의의 벽이 깨지기 시작하고, 결국 노무현은 영남 출신이라는 메리트와 북 강서을 출마 이력 등으로 인해 다음 대선에서 부산에서 29.9%, 울산에서 35.3%를 받는 등 매우 선전했음(그 당시로는). 

그리고 중요한 한 가지 변화가 더 생기는데, 이때부터 노무현을 따라서 최인호(2002년부터 부산 해운대기장 갑, 사하 갑에 계속 도전해 2016년에 5번만에 당선), 전재수(06년 지선부터 북구청장 1번 포함해 북 강서갑에 4번 도전해서 총 5번 도전, 2016년 당선), 조경태(3번 도전), 김영춘(12년 부터 2번 도전) 등 부산 지역에서 낙선에도 불구하고 계속 그 지역에 도전하는 민주당계 정치인들이 생기기 시작함. 이들은 계속 낙선했지만 꾸준히 득표율이 올랐고, 2016년 총선 때 이 중 최인호, 김영춘, 전재수는 결국 당선됐음.

그런데 보수정당은 이런 사람들처럼 호남에 4번 5번 도전한 사람이 있냐? 선거 때마다 제대로 후보 공천도 안해놓고 PK랑 비슷하게라도 표 주길 바라는게 도둑놈 심보지. 이정현 봐봐, 보수정당에서 어느정도 중진을 호남에 내려보내고, 광주에서 1번 낙선했음에도 계속 지역구 관리해서 결국 14년에 순천 곡성에서 당선됐잖아. 정운천도 16년에 3번째로 전주에 꼬라박다가 당선됐고.

이처럼 호남도 보수정당이 충분히 좋은 후보를 내려보내고, 그 후보가 당색 최대한 빼고 지역구 관리에만 열중하면 당선시켜주는 곳임. 지금 PK가 보수-진보가 접전 정도까지 올라온 것도 민주당이 꾸준히 후보 내려보내고 그 후보도 꾸준히 지역구 도전하고 해서 나오는 성과지, 시간 지나서 알아서 PK지역주의가 깨지거나 해서 나온게 아니라고.


그리고 또 하나 결정적인 차이점은, 호남은 보수정당에 광주 민주화 운동이라는 트라우마가 있음. 그거에 대해 제대로 사과하지는 못할지언정 잊을만 하면 당내에서 5.18 폭동 북한군 개입 드립(작년만해도 김진태랑, 이종명, 김순례가 함)치는데 뽑아주고 싶겠냐? 적어도 민주당은 대구 지하철 참사가지고 통구이 드립 치거나 부마 항쟁 비하하거나 이런 건 안하잖아.


보수정당들이 호남에서 본인들이 지지를 얻기를 바라면, 일단 지도부들 싹 다 5.18 묘역 내려가서 대가리 박고 광주시민들이랑 호남민들한테 그 동안 5.18 관련 망언에 관해서 제대로 사과하고, 민주당이 PK에서 한 것처럼 느그들도 호남에 적당히 중진인 인물 내려보내서 3번 4번 꾸준히 도전하고 그래라. 이정현이랑 정운천도 그러니까 됐잖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