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 살던 집에서의 일이었지. 평소에 늘 그래왔듯이 청결을 유지하고자 씻고 있었어. 그날따라 유독 수압이 약했었지만 신경을 안쓰고 있었지. 그리고 샴푸를 하려는 순간 갑자기 물이 끊겼어. 이게 웬 날벼락인가 싶었고, 날도 더운 여름날 제대로 씻지도 못한채 땀에 쩔어 있어야했지. 하마터면 머리에 샴푸 거품 뒤집어쓴채 살아야할뻔했고.

 여기서부턴 그냥 개그. 그 집이 공동주택이긴했어도 지하수 끌어서 쓰는 건물이었음. 다음날에야 물이 끊긴 이유를 알았지. 어느 머저리들이 여름이 되도록 동파방지용 단열재를 펌프에서 안뗐더라고. 결국은 펌프에 있던 콘덴서가 터졌고 물이 끊긴거였어. 콘덴서 새로 끼우니까 물 잘만 나오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