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행을 논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게 대한민국의 현상이다. 군중심리 문서에서도 나와 있지만, 일찍이 1980년대에 주한미군사령관이었던 위컴이 한국인들이 군중심리에 이끌려 우르르 무엇에 쏠리는 현상을 지목해 한국에는 민주주의가 적합하지 않다는 발언을 한 바가 있다. 한국은 특히 남의 눈치를 의식해 주변 분위기에 자신을 맞추는 집단주의 문화권이기 때문에 유행 또한 남다른 면모를 보인다. 대표적인 예로 2012년 싸이의 강남스타일 유행과 2016년 하반기의 인형뽑기 유행을 들 수 있다. 강남스타일이야 전 세계적으로 큰 유행했지만 한 가지 생각할 것은 한국에서는 강남스타일을 너무나 써먹은 것이다. 


광고, 예능 프로그램 할 것 없이 TV를 틀었으면 늘 강남스타일 노래가 나왔다. 제아무리 큰 인기를 몰고 있는 것이라도 이 정도로 과포화되면 질리고 귀에 딱지가 앉기 마련이다. 그리고 2016년 하반기에 들어 온 번화가에 우후죽순으로 뽑기가 많이, 널리 생겼다. 2016년 7월 6일에 출시된 포켓몬 GO의 유행으로 포켓몬 인형의 인기가 올라간 게 큰 원인 가운데 하나인데, 이것도 번화가에서 눈만 돌려도 뽑기집을 찾을 수 있을 정도로 과포화 상태가 됐음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학생들 사이에서도 특정 브랜드의 옷이 유행하면 너, 나 할 것 없이 그 옷을 입고 다니는 진풍경을 볼 수 있다. 그런데 이게 심하면 은밀한 따돌림과 연관되기도 하고, 이게 부담이 되는 학생들은 부모님에게 부탁해 비싼 돈을 들여 가며 유행하는 옷을 사 입기까지 한다. 대표적인 사례가 2000년대 중반부터 2014년까지 유행한 노스페이스 점퍼이다. 2018년에는 평창동계올림픽 개최기념 한정판 롱패딩이 출시되며 롱패딩 점퍼가 유행하였다. 비슷한 사례로 1990년대에 농구의 대중적 인기로 농구화가 대유행하기도 했다. 



 정리하자 하면, 한국은 동아시아 국가들 사이에서도 현대 사회 기준으로 유달리 집단주의가 강한 국가이다. 그렇다 보니 개인의 취향을 한 수 접어 양보하는 일이 비일비재해 좋든 싫든 간에 집단에 동화되고 어울리고자 유행에 민감하게 반응하거나 위의 따돌림 사례 등의 강제적인 요인 등에 의해 자기가 유행을 쫓지 않고 자기가 유행에 쫓기는 현상이 나타난다. 유행이 있고 그것을 타는 것은 어디까지나 개인의 자유이지만 한국은 그게 앞뒤가 바뀌고 너무 지나친 감이 있다는 게 문제이다. 한국에서는 유행이 사람을 쫓습니다!! 



2018년 초에 롱패딩 열풍이 불며 생존템 드립이 흥하자 "생존템이라서 산 것이면 롱패딩은 옛날부터 사 입었어야지 왜 이제야 입는 거냐."라거나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유행 쫓은 주제에 변명거리로 지어낸 거냐고 비웃는 의견이 많았다. 참고로 2016년 ~ 2017년엔 연예인들의 착용과 도깨비 등의 히트로 롱코트가 유행해서 매장에서 그것밖에 안 판 바람에 키 작은 사람들은 사지도 못했고, 한참 전엔 짧은 코트가 유행해서 키 큰 사람은 코트를 못 사서 얼어 죽을 뻔했다는 말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