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오의 악령(Południca)은 비단 폴란드에서 뿐만이 아니라 


폴란드를 포함해 세르비아, 불가리아 그리고 러시아에 이르기까지 동유럽의 슬라브 전설에 폭넓게 등장하는 존재이다.


폴란드에서는 Południca, 불가리아와 세르비아 그리고 러시아에서는 Полудница(Poludnitsa) 체코에서는 Polednice 그리고 슬로바키아에서는 Poludnica라 불리어지는데 이는 모두 '정오의 악마'라는 뜻이다.


또한 정오의 여인(Noon lady), 정오의 악령(Noonwraith) 정오의 마녀(Noon witch)로도 불린다.


폴란드 신화에 따르면 결혼하기 직전에 죽은 처녀나 결혼식 도중에 신부가 죽을 경우 정오의 악령이 된다고 한다.




정오의 악령은 더운 여름의 정오에 먼지바람을 휘몰아치며 등장하며 낫이나 거대한 전지가위를 들고 나타나는데

그녀가 노리는것은 정오에 밭에서 일하거나 일하다 쉬는 농민들이었다. 

그녀는 열사병과 통증을 일으켰고 한낮의 광기를 일으켜 사람을 미치게도 했는데

들에 있는 사람에게 접근 해 대화에 끌어들여 대답하기 어려운 문제를 내고, 사람이 문제를 맞추지 못하거나 대화의 주제를 바꿔 모면하려 하면

그 즉시 머리를 베어 죽여버리거나 질병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또한 한낮에 들에서 놀고 있는 아이를 납치하거나 쉬고 있는 사람의 목을 조르기도 하였다.


정오의 악령은 10대 소녀의 모습에서 노파의 모습까지 자유자재로 변신하였는데 '정오의 여인'이라는 호칭과 다르게 단 하나의 자비로운 모습도 보여주지 않는 명백한 악령으로 사람들에게 두려운 존재로 묘사되었다.





사실 펨창들도 대충 느꼈겠지만 이는 한낮의 뜨거운 햋빛과 그로 인해 발병하는 열사병의 의인화로서 뜨거운 여름의 한낮의 무리한 노동에 대한 경각심을 위해, 혹은 그렇게 일하다 나자빠진 사람들의 죽음이나 아픔을 신화적으로 설명하고 묘사하며 만들어 졌을것이다. 또한 전설이나 괴담의 특성상 밭을 알짱 거리는 초딩들에게 공포심을 심어줘 밭에 함부로 얼쩡거리지 못하는 부수 효과도 있었다고 하며 아이들과 같이 열사병에 쉽게 노출되는 연약한 사람들에게 위험성을 주지시키는데도 도움이 되었을것으로 보인다.


마치 시에스타처럼 너무 뜨겁고 더운 한낮엔 무리하며 일하지 말고 충분히 쉬라는 슬라브 조상들의 조언이 투영된 신화가 아닌가 싶다. 정오의 악령을 만나 들판에서 열사병으로 죽기 싫으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