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해야할 것들이 행해지지 않았을 때의 미래.


웅장했던 대한민국의 수도였던 것으로 보이는 것을 보았다. 하지만 한 때 웅장한 서울의 도시의 대도로는 피로 물든 강이 되었으며, 그곳에 휘날리던 태극기는 없고 사람의 가죽으로 만든 누더기 깃발이 휘날렸다.
이곳에 살았던 모든 사람들은 이제 지옥의 그림자 속에서 서성이는 괴물들의 노예가 되었다. 소수의 생존자들은 고통과 괴로움 속에서, 죽지 않는 악마의 즐거움을 위해 계속해서 학대당하고 더럽혀지며 살아갔다.


공포에 빠진 사람들이 조종하는 수 많은 탈출선들이 절박하게 탈출하려는 모습이 보였다. 그러자 바다 그 자체가 움직이고, 거대한 입이 크게 벌려졌다. 파도가 살아움직이더니 그 입에서 수백만의 웃음 소리와 함께 탈출선들을 두동강내고 통채로 집어삼켰다.


마음이 흔들렸다. 이제 장면들이 더 선명하고 빠르게 다가와 정신을 시험했다. 장면들은 몰아쳐 더 끔찍한 가능성들을 보여주었고, 어디를 바라보든, 전에 것 보다 더 참혹한 장면들이 보였다.


틀림없이 죽은 통합당 의원들의 모습들, 통합당사였던 건물 벽의 십자가에 박힌 모습, 거대한 교수대에 목이 매달려 썩은채로 훼손된 모습. 측정할 수 없을 정도로 거대한 크기의 엔진, 그 기계의 부품들은 사람의 뼈를 깎아서 만든 것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한반도 자체가 무한하고 끓어오르는, 고통받는 영혼들의 바다가 되어 지옥의 마경이 현실 우주로 나와 광기의 황무지로 뒤바꾸는 모습을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