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20대 남성의 72.5% 득표율이 미칠 영향에 관해 올려보는 분석글임.


우선 첫번째로는, 보수정당과 20대 남성이 서로 영향력을 주고받을 수 있게되었다는 것임.

지금까지는 20대 남성의 반문 성향에 비해 보수진영의 득표율로 이어지지는 않는 상황이라 보수진영 역시 크게 신경쓰지 않는 세대였는데, 이번 선거부터 그 판은 완전히 깨졌음. 보수진영도 자신들이 잘만 한다면 젊은 층의 표를 받을 수 있게 되었다는 걸 깨달은 이상 앞으로도 신경을 써줄 것으로 보임. 이준석 하태경을 실제로도 밀어주는 분위기가 보이기도 하고.

이를 잘 활용해서 국민의힘이 젊은 남성층을 챙겨주면서 동시에 젊은 남성층 역시 국민의힘 내부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노력을 한다면 장기적으로 서로 돕는 그런 강력한 관계, 즉 든든한 지지층으로 발전할 수도 있을듯 함.

실제로도 국민의힘도 노인층 표만으로는 힘들다는걸 깨닫고 있는 상황이기에 20대 남성표를 신경쓸 당위성은 충분함. 우리도 거기에 맞춰서 조금씩 필요한 것들을 요구할 수 있음.


두번째로는, 현재 구도가 유지될 경우 20대 남성의 정치적 영향력이 여성을 역전할 가능성이 충분해 보임.

1번의 연장선상인데, 맨 위 그래프를 잘 보면 20대 남성은 국민의힘 오세훈에게 표를 몰아준 반면 여성은 민주44, 국힘40, 기타(페미 등) 15로 나뉜것을 볼 수 있음.

여기서 작년 총선의 출구조사를 한번 보자.

딱 보면 알겠지만 이번 선거랑 정확히 반대임. 20대 여자는 민주당 몰표가 나온 반면 남자는 보수/민주/기타가 이번 여성과 비슷한 비율로 나뉘었음.


지금까지 왜 20대 남성이 정치적 영향력이 약했는가를 생각해보면, 이런식으로 표가 나뉘면서 스탠스가 애매했던 경향이 컸기 때문임. 그러다보니 민주당이 자신의 주요 지지층인 20대 여성을 밀어주는 사이 보수당은 얘네를 밀어줘봤자 여자표만 잃고 남자들은 우릴 뽑을거란 확신이 없으니 밀어주지를 못한거임.


그리고 이 상황은 20대 여자가 지금부터 겪게 될 확률이 높음. 다음 대선에 민주당에서 이재명이 나올 확률이 높을 이상 일명 '형보수지' 논란 (모르는 사람은 https://youtu.be/m2qk6GaPfTI 보면됨) 때문에 여성 표가 또 나뉠 가능성이 높은데, 민주당은 페미 정책을 밀어붙여봤자 남자 표는 깎이고 여자 표는 페미당이나 여성의당에 다 뺏길 판이라 대놓고 친여성정책을 하기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음. 즉, 앞으로 보수정당이 민주당에게 빼앗아온 젊은 남성 표에 굳히기를 하는 사이 여성은 정치적 스탠스가 애매해지며 예전만큼 지원을 받기 힘들어질 가능성이 높음.


세번째는 지지하는 방식에의 변경임.

지금까지의 정치는 노사모, 박사모, 대깨문처럼 연예인 팬덤형 정치에 가까웠음. 그러나 20대가 본격적으로 정치력을 발휘하기 시작하면서 이러한 연예인 팬덤형 정치는 스포츠 팬덤형 정치로 바뀔 가능성이 높음. 연예인 팬덤형 정치가 무조건적인 옹호 위주라면, 스포츠 팬덤형 정치는 잘하면 칭찬하고, 못하면 죽어라 까는 방식임.

이건 대형 보수 커뮤니티들이 어디인지만 봐도 딱 나옴. 디씨 국내야구갤러리(야구), 에펨코리아(축구), 엠엘비파크(야구). 공교롭게도 셋 다 스포츠에 기반한 커뮤니티임.


요약

1. 20대 남자와 국민의힘은 앞으로 협력해나가는 관계다.

2. 덮어놓고 지지하던 지금까지의 정치팬덤과 달리 20대는 못하면 깐다.

3(가장 중요). 물론 이건 젊은 남자들이 이번 선거처럼 정치 참여에 적극적이어야 가능하다는 전제조건이 붙어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