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www.aei.org/economics/is-higher-inflation-inevitable-my-long-read-qa-with-charles-goodhart-and-manoj-pradhan/



찰스 굿하트(Charles Goodhart)

전 영란은행 총재(1997~2000), 전 런던정치경제대학 교수(1985~2002), 현 동 대학 명예교수(2002~)


지난 몇 달간 많은 유럽과 미국의 선진국들이 고인플레이션에 시달린 만큼 외부 세계는 이번 고인플레이션의 원인을 공급 부족, 폭발적인 수요, 불안정한 운송 능력 등 다각도에서 분석하려 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전 영란은행 총재이자 영국 경제학자인 찰스 굿하트는 더 깊은 이유를 지적했으며, 이러한 높은 인플레이션이 수십년 동안 이어질 수 있다고 예측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전세계적으로 노동력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굿하트는 노동력 부족과 그에 따른 일련의 문제로 인해 선진국의 인플레이션이 2022년 말까지 약 3~4% 가량을 기록할 것이며 이 수치는 전염병 이전 10년 동안 1.5% 수준을 기록했던 것의 2배 이상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인구 통계학적 문제는 항상 국가 경제 및 인플레이션 수준의 장기적인 결정 요인이었다.


수십 년에 걸친 세계 인구 상황의 변화 이후, 인구 통계학적인 배당금이 사라지면서 저물가 및 저금리 시대는 과거의 일이 되었다.


좀 더 자세히 설명하자면, 1990년대 초 이후 30년 가까이 이어져왔던 저인플레이션의 시대는 선진국 여성의 사회진출 증가(=여성층이 새로운 노동력으로 편입)와 개발도상국의 베이비붐 세대의 역할이 컸다.


인구가 넘쳐나니 노동력도 넘쳐나고 자연스레 임금은 낮게 형성되어 저렴한 가격에 물품을 생산할 수 있었고 이 덕분에 저물가의 시대가 도래했었다.


하지만 그는 이런 황금기가 이젠 영원히 지나갔고 선진국은 2차 세계대전 이래 처음으로 노동인구가 줄어들고, 줄어든 출산율로 인해 높은 인플레이션이 등장할 것라고 예측하고 있다.


그는 '노동력이 줄어들게 되면 자연스럽게 노동자들은 더 높은 임금을 요구하게 될 것이고, 이러한 임금 인상을 노동생산성이나 이윤 증가율이 따라오지 못할 경우 사업주는 불가피하게 제품의 가격을 인상할 수밖에 없을 것이며, 이는 인플레이션의 유발로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기업은 노동력 부족을 보충하고 민족주의와 세계화의 지정학적 압력을 억제하기 위해(=자사의 상품 경쟁력이 개발도상국에 따라잡히지 않게 하기 위해) 점차 생산량과 투자를 늘리는 경향이 있지만, 이는 생산 비용을 증가시키고 임금에 대한 직원의 교섭력을 증가시키는 행위로 이 역시 고인플레이션의 주된 이유가 된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실제로 1970년대 후반부터 1980년대에 일어난 고인플레이션 역시 당시 전성기를 달리던 노조 세력들이 임금 인상을 요구했던 것이 그 시작이며, 인플레이션의 주된 해소 원인은 세계화의 진전으로 인한 치열한 노동경쟁 때문이었다고 해석하고 있으며, 노동 구조의 변화가 경제 발전과 인플레이션에 미치는 영향을 과소평가해서는 안 된다고 말하고 있다.


굿하트는 이러한 현재의 노동시장에 비추어 볼 때 세계 주요 중앙 은행들의 "황금 시대"가 끝나가고 있으며, 1980년대에 폴 볼커, 레이건, 대처가 그랬던 것처럼 상당한 고생을 해야 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그 때와는 다르게 국가와 기업 모두 부채비율이 크게 상승했기 때문에 이러한 상황을 해결하기 위한 난이도가 크게 상승했다고 평하고 있다.


노동력의 감소도 문제지만, 고령화 역시 문제인데, 고령인구는 젊은 인구에 비해 생산능력이 떨어지며 이는 소득의 감소를 불러오지만, 의료나 기타 비용의 증가로 소비는 증가한다. 이는 민간의 저축량을 떨어트리는 원인이 되어 실질금리의 수준을 상승시킨다.


JP모건 체이스는 지난 3월 2일, 이에 대한 보고서를 낸 적이 있다. 이 보고서는 '1960년대부터 2010년대 중반까지 기대수명이 비약적으로 상승하면서 민간저축과 주민투자가 증가했고, 이로 인해 실질금리 수준이 하락했지만, 2015년 이후부터 고령인구 비율이 올라가면서 민간저축과 투자를 억제했고 이로 인해 실질금리가 상승했다'라는 분석을 했다.


이쯤 되면, 궁금한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전세계 최고의 고령국가인 일본의 디플레이션. 일각에서는 일본의 고령화가 물가 상승률을 억제시키고 실질금리 수준을 하락시켰다라는 평이 있는데 이는 어떻게 설명해야 하는가?


이에 대해서는 굿하트와 JP모건이 다른 이유를 들었다. 굿하트는 '일본이 그동안 개발도상국으로부터 저가의 상품을 적극적으로 수입해온 것과 관련이 있으며 인구통계는 이에 큰 역할을 하지 않았으며, 최근들어 일본 역시 물가상승률이 상승할 조짐을 겪고 있다'라는 해석을 내놓은 반면, JP모건은 '세계적인 기대수명 상승으로 인해 저축량이 늘어났으며 이로 인해 실질금리가 하락했는데, 세계 자본시장에 연동되어있는 일본 역시 그 영향을 받았으며, 일본 자국 역시 기대수명 상승으로 인해 개인 저축량이 늘어나 실질금리가 하락했다'라는 해석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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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까지만 해도 인공지능의 발달로 인한 대량실업, 이를 막기 위한 제2의 러다이트 운동이 일어날 것이다 따위의 이야기가 떠돌고 있었는데 추세가 이렇게 가고 있으니 개인적으로는 사실상 인공지능의 발달이 이를 해결할 가장 효과적인 수단이 아닐까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