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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처럼 서울의 대기오염이 계속된다면 서울 공기는 어떤 냄새를 풍
길까. 오염으로 인해 사망하는 서울시민의 수는 몇 명이나 될까.

날로 심각해지는 대기오염은 생태계 파괴를 비롯해 농작물 수확 감소
, 건물 부식 등 각종 피해를 가져온다. 무엇보다 호흡기와 심장 관련
질병을 일으켜 직ㆍ간접적인 사망요인이 된다. 미세먼지가 고농축된
황사가 노인이나 어린이들의 건강에 미치는 피해는 치명적이다.

그렇다면 서울의 환경수준을 과거 측정자료를 토대로 예측해보는 것
도 미래 위험을 경고한다는 차원에서 의미있는 일이 될 것이다.

■대기오염 사망률 11%로 높아져■

대기 오염원의 70~80%를 차지하는 미세먼지 농도가 매년 증가하고 있
기 때문에 이로 인한 사망자도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보고서가 잇따
르고 있다.

환경정책ㆍ평가연구원의 조승헌 박사는 2000년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
가 60㎍/㎥(환경부 실측자료)인 상태에서 1940명이 미세먼지의 직ㆍ
간접적인 영향으로 사망했다고 추정했다.

조 박사는 총사망자의 5% 정도를 대기오염, 그 중에서도 미세먼지 증
가에 따른 사망으로 파악한다. 인구가 밀집한 대도시에서 대기오염으
로 인한 사망자는 전체 사망의 5%에 달한다는 세계보건기구(WHO) 연
구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이 같은 토대에서 대기질 개선을 위한 특별한 대책이 없다면 서울의
미세먼지 증가로 인한 사망자는 2010년 3405명, 2020년에는 3982명으
로 4000명 선에 육박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미세먼지로 인한 사망률
도 2000년 5%에 불과했던 것이 2012년 10%를 넘어선 뒤 2020년 11%에
이를 것으로 본다.

■미세먼지 선진국의 4배■

서울의 대기환경을 선진국 대도시들과 비교하면 어떨까

수치상으로 서울의 미세먼지 오염도는 선진국 주요 도시에 비해 1.7~
3.5배 수준이다. 지난해 서울의 미세먼지 평균 농도는 71㎍/㎥인 데
비해 같은해 런던과 파리는 20㎍/㎥에 불과했다. 이산화질소(NO2) 농
도도 선진국 평균의 1.7배 수준으로 서울의 하루 최고농도 0.138ppm
은 런던의 0.07ppm의 2배에 달한다. 특히 수도권의 이산화질소와 미
세먼지 오염도는 비수도권에 비해 각각 40%, 30% 이상 높다. 오존주
의보 발령도 95% 이상이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2000년 도로 ㎞당 차량대수를 선진국과 비교하면 서울 등 수도권이 2
37대인 반면 △미국 15대 △영국 82대 △일본 62대 △프랑스 36대에
불과하다.

80년 대비 에너지사용증가율도 97년까지 328%로 같은 기간 △미국 19
% △프랑스 30% △독일 -3.6%에 비해 매우 높은 수준이다.

단위면적당 대기오염물질 배출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
비해 이산화질소는 2~16배, 미세먼지는 4~21배나 많다.

■대책은 에너지 사용 줄여야■

미세먼지 등을 적정하게 줄여 대기오염을 막을 방법은 없는 걸까.

지난해 조 박사가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등 수도권에서 천연가
스(CNG) 버스 도입 등을 통해 현행 에너지 사용량의 5~15%를 줄일 경
우 2020년까지 미세먼지는 10~30% 감축된다.

이러한 대기질 개선으로 인해 수도권에서 심장ㆍ호흡기 관련 사망자
수는 연간 40~120명 줄어들고 유사질환 발생수도 연간 2800~8300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됐다.

지난 3월 서울시립대 신성휘 교수 등이 발표한 `탄소세가 서울의 경
제ㆍ환경ㆍ건강에 미치는 효과분석`에서도 대기질 개선이 호흡기 질
환 감소 등 건강에 보탬을 주는 것으로 나타났다.

신 교수에 따르면 2020년까지 미세먼지와 이산화황 농도를 각각 5~20
%, 9~26% 감축하면 심장ㆍ호흡기 관련 사망자수는 970~3540명 줄어든
다. 이로 인한 총편익은 2020년에 5270억~1조93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특별취재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