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이 별을 여행하게 된 시대는 나의 예상을 아득히 뛰어넘을 정도로 빨리 다가왔다.


그게 내가 기대했던 것만큼 낭만적이지는 않았지만.


"오늘도 별 보니?"


초저녁 즈음, 마당에서 천체망원경을 만지작거리던 나를 본 어머니는 그리 물어왔다.


다른 날도 아니고, 오늘은 날이 날이었기에 나는 작게 고개를 끄덕이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하고 다시 천체망원경 조작에 집중했다.


워낙 세상이 좋아져서 휴대폰과 망원경이 연동되고, 전용 어플로 원하는 밤하늘을 지정하는 것만으로도 별들의 흔적을 쫓는 것이 가능해진 시대다.


그러니 오늘만큼은 놓칠 수 없었다.


오늘은 녀석이 저곳으로 떠난지 딱 10년이 되는 날이었으니까.


"너도 참 별난 애네."

"…약속했으니까요. 계속 지켜보겠다고."

"그럼 그냥 직접 찾으러 가지 그러니."

"……"


어머니의 그 말에 난 아무런 대답도 할 수 없었다.


처음 녀석이 지구로 접근하는 인류에게 적대적인 외우주 기원종 토벌을 위해 견습 승조원 자격으로 올드린 함대에 합류했을 때, 나는 약속을 했었다.


매일같이 네가 있는 곳을 지켜보겠노라고.


비록 답장을 받지 못하더라도 네가 외롭지 않게 매주 메시지를 보내주겠다고.


실제로 나는 지난 10년 동안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노력했다.


지금도 녀석이 계속하고 있을 백조좌의 데네브를 향한 여정을 지켜보기 위해 대형 망원경을 구입할 때에도


아직 상용화 초기 단계라 한 글자마다 말도 안되는 가격을 매겨 받던 스타 레터 서비스를 매주 이용할 때에도


답장을 받지 못할 걸 알면서도 10년 동안 메시지를 보냈던 휴대전화를 버리지 못하고 계속 붙들고 있을 때에도


나는 언제나 녀석을 그리며 하루하루를 버텨왔다.


그런 내 모습이 어머니는 답답하셨던 거겠지.


"적당히 하다 들어와. 감기 들라."


자신의 반박할 수 없는 지적에 어두워진 내 표정이 못내 마음에 걸린 것인지, 어머니는 그 한마디를 덧붙이곤 그대로 집 안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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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쓰는 중인 단편소설


이후 전개를 어떻게 할지 아직 못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