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심한 어느 거리에 또렷한 총소리가 퍼진다.

그런데 하늘은 아직도 맑더라.


해가 쨍한 하늘 아래 거리가 시끌시끌하다.

단상에서 쓰러진 남자의 정장은 붉게 물든다. 


아아...

유세 연설이였다...


-


" 이봐, 사토. 내가 확실하게 지원해 주지.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될테야. "


" 감사합니다, 아베... 확실히 잘 되겠죠. "


정계에 발을 들인 이 치고는 자신감이 없다.


쯧... 나때는 저러지 않았을텐데.


사람들은 내가 은퇴기에 접어들었다지만 야망은 그렇지 않았다, 기회가 아직 많이 있는데 놓칠쏘냐.


한숨을 내뱉고 단상으로 향한다, 오늘은 유난히 해가 따갑다. 


단상에 서서 사토의 유세 연설 지원을 하려 준비된 말을 곰곰히 떠올린다. 


제스쳐로 시선을 끌고, 카리스마 있게 대중을 압도시킨다.


입서 술술 나오는 유창한 연설에 집중하는 행인들까지 과연 이런 내가 정녕 은퇴기란 말이냐. 


ㅡ펑!


갑작스런 폭음, 무언가가 등에 가시를 연달아 찌르듯 등의 신경을 찔러오지만 생각할 겨를이 없다. 


몸을 비틀거리며 단상에서 내려오지만 이미 알고 있다. 


내가 빠르게 의식을 잃고 있다는 사실을. 


아ㅡ 


이렇게 빨리 끝날줄이야... 


이렇게 끝날줄 알았더라면... 


하지만 후회하진 않겠다. 


9선으로... 충분했다... 


-


눈을 감은지 오래지만 감각은 사라지지 않는다. 


오히려 선선히 불어오는 바람의 향과 바스락이는 잎사귀의 노랫말이 들려온다. 


" 어이, 뭐야! "


감았던 눈을 뜨며 내친다. 


설마 장난인건가? 그럴리 없다, 난 분명히 등에 치명상을 입고 의식을 잃었다. 


그렇다면 눈앞에 펼쳐진 이 푸른 숲은 무엇이란 말이냐. 이것이 죽고 난 후의 세계 따위라도 되는것인가? 


" 그런-건가... "


... 


-부스럭 


" 야! 기분좋다! "

" 왜 이제 만나러 왔노 이기야! "


노...무현...? 


" 자네가 어째서 이곳에..? "

" 여기가 어딜세? "


노무현은 특유의 털털한 웃음으로 내 말을 흘리고 소리친다.


" 이제야 약속을 지키는게 말이되노? "

" 하하, 부끄러운줄 알아야지! "


이곳에서도 노무현은 노무현이란 말인가. 

그의 새삼 여유로운 태도에 실소가 터졌다. 


" 환상향에 온걸 환영한다 이기야! "


이곳은 환상향... 이라는 걸까? 


내 꿈을... 다시 이룰수 있는 두번째 기회인가...



미친놈이 아베를 이세계로 보냄ㅋㅋ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