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호모 루덴스라는 말 앎? 인간의 본질 중 하나는 여유를 가지고 생존에 필수적이지 않은 것에 신경을 쓰는 거라는 주장. 모든 사람이 너처럼 생각하고 살았더라면 문명은 없음. 아니 그래 뭐 석기까지야 ok. 그건 직관적이잖아? 근데 농사는? 농사를 맨 처음 지은 놈은 무슨 생각이었겠음? 당장 생존에 필요한 수렵과 채집과는 좆도 상관없는 씨앗이 어디에 떨어지니 거기서 풀이 자라고 다시 열매나 곡식이 열리는 걸 별 생각 없이 닭다리 뜯으면서 관람하다가 '어 시발 그러고보니 이걸로 곡식을 복사할 수 있지 않나?'라는 생각이 들어 시작하게 된 거 아니겠음?


현대 화학은? 화학의 선조는 연금술임. 존나 고대 그리스나 중세 유럽에 돈 많고 할 일 없는 새끼들이 현자의 돌이라는 되도 않는 망상에 빠져서 지랄하던 게 라부아지에를 거쳐 화학으로 재탄생하고 여전히 어디에 쓸지는 모르겠지만 원자가 어떻고 분자가 어떻고 하던 게, 이제 와서는 기름에서 그릇과 책상을 만들어내고 박테리아들을 손쉽게 때려잡으며 메마른 땅에서 곡식이 쑴펑쑴펑 솟아나게 만들고 있음. 연금술이라는 망상이 없었으면, 2차 산업혁명도 없었고, 지금의 인류도 존재할 수 없음. 망상? 그건 지금 얘기고. 미래에는 망상이... 아니, 꿈은 자연스러운 현실이 되어있음. 우린 그걸 상상력이라고 부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