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민현 열전]

1985년 1월 12일생. 별자리는 염소자리이다. 대한 제정연합국 대조선국의 평안도 남포에서 예조 좌랑이자 황국민정당의 당수 김경훈의 장자로 태어났다. 2세 때 어머니를 잃었으며 한부모 가정에서 홀로 자랐다. 머리가 특출나게 비상하여 9세에 이미 고등학당 과정을 끝내고 검정고시로 고등학당 졸업 자격을 땄다. 12세에 논리철학논고를 떼어 신동으로 불리었다. 1997년 대영제국의 공산화와 소비에트의 승리를 지켜보았다.


13세일 때 홍지아를 탄핵하는 상소를 올렸고, 그 나비효과로 조정은 정권교체 직전까지 갔으나 홍지아가 광만제를 죽이고 이어서 황국민정당을 풍비박산내면서 아버지까지 잃었다. 자신의 상소 때문에 아버지가 죽었다고 여긴 김민현은 홍지아에게 앞으로 정치에 관심을 가지지 말라는 경고를 받고 한량으로 살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15세에 노숙자 향분을 노비로 주우면서 인생이 바뀌었는데, 향분은 김민현을 설득해 다시 공부를 하게 만들었고, 김민현은 신사림 선비들의 닫힌 사회였던 광명서원에 입학하여 옛 벗인 한상훈을 만났다. 그리고 혁명학파의 일원이 되어 한상훈의 애인인 신도연, 룸메이트였던 고윤지 등과 벗이 되었고, 법리학파의 권명준과도 인연을 맺었다. 또한 자신처럼 어린 나이에 이미 법전을 떼고 법리학파의 거두로 성장한 이푸름이라는 여자와 교류했으며, 혁명학파에게 가장 큰 적이었던 윤지영의 신인권학파와 친분을 만들었다.


2000년 영국발 해적들이 대한제국 전토에 대한 기습을 강행하면서 광명서원의 선비병들이 출동했고, 이때 전공을 세워 4등 공신으로 책봉되었다. 윤지영, 이푸름과 함께 사헌부의 말단 관직에 채용되었다. 당시 대한제국의 군권을 실질적으로 가지고 있던 김세환의 이혼 송사와 그에 연관된 일련의 대철검계 검거 사태에 이푸름과 윤지영이 변호사로 참여했고, 김민현은 변호사 참관인 자격으로 재판에 함께 참석하면서 김세환과도 인연을 맺었다.


이어서 신도연이 대한제국 황제 경력제의 황후로 등극하면서 신사림 세력이 급격하게 정계 곳곳으로 진출하기 시작했으며, 김민현은 단번에 일약 신사림 세력의 수장으로 성장했다. 2002년 경력제와 김세환의 친위 쿠데타에서 김세환의 책사이자 광명서원 선비군의 참모로서 활약했고, 도시 뒷골목에서 아버지의 원수인 홍지아를 자기 손으로 쏘아 죽였다.


2004년에는 사스 대유행 당시 신도연이 주장한 집단면역론에 동의했다. 그러나 방역이 총체적으로 실패했고, 이에 이거명이 신도연의 가문인 거창 신씨 가문에 대한 옥사를 주도하면서 신도연의 가문은 실각하고 신도연 본인은 자결해 버렸으며, 이로 인해 신사림 세력의 대대적인 축출 과정에서 김민현 본인도 남방제도로 좌천되었다.


남방제도로 좌천된 김민현은 대한제국의 실정을 두 눈으로 직접 보게 되었고, 대한제국 개혁에 대한 사상을 다듬고 또 다듬었으며, 처음에는 단순 정권 교체를 꿈꾸다가, 2006년경에는 역성혁명을, 2007년경에는 아예 공화혁명을 신봉하게 된다. 2008년 정권을 다시 잡기 위해 벼슬을 내려놓고 재야 인사가 되어, 당시 조정에 유일하게 남아 있던 신사림 구심점인 윤지영을 은밀히 만나 미국산 닭고기 조류독감 파동을 일으켰다. 2008년부터 2016년까지 8년 동안 무차별적으로 이어진 이거명 정권에 대한 네거티브 공세는 대부분 김민현이 흑막으로 주도한 것이었다.


이거명 정권이 견고하게 버티자 김민현은 2016년 경력제를 독살해버리고, 홍지아가 했던 그대로 이거명 정권에 죄를 뒤집어씌워서 이거명의 당여들을 솎아내버렸다. 이어서 경력제의 딸 이영을 허수아비 황제 강청여제로 옹립하고 윤지영을 영의정에, 자신은 이조판서에 오르면서 정계 핵심으로 복귀하였다.


윤지영의 당여였던 안보율이 원이청을 장악하고 페미니즘의 구현에 돌입하자 김민현은 윤지영 정권과도 다른 길을 걷게 되고, 이거명에게 찾아가 용서를 빌게 된다. 이후 안보율에 의해 남성의 군 대체복무로 2년 6개월 동안 동년배 여성의 노비가 되라는 법령이 반포되자 윤지영에게 강력하게 항의하다가 그녀의 멱살을 잡았고, 그녀를 겁탈하려고 했다는 누명을 쓰고 국문을 당했다. 이때 이거명이 자신의 후학들을 올려보내 시위하고 강청여제가 윤지영의 꼭두각시 되기를 거부하면서 무죄 방면되었다.


아직 힘이 없었던 그는 자신의 무죄 방면 직후 터진 옥사에서 윤지영에게 납작 엎드렸다. 이 과정에서 그의 애인이자 실질적인 아내였던 향분이 잡혀와 고문당할 때는 윤지영에게 충성하는 것처럼 보이기 위해 고신을 자신이 진두지휘하고, 향분에게 군소리 말고 죽으라는 폭언을 퍼붓기도 했다. 이후 윤지영 정권에서 성추문이 터지자 이를 기반삼아 윤지영과 완전히 갈라서서 자신의 당파를 형성했고, 만주 미사일 오발 사태로 인해 소비에트와의 문제가 불거지자 이를 문제삼아 윤지영 정권에 대한 공세에 나섰다.


그리고 윤지영이 유별나게 생리통을 심하게 앓으며, 이로 인해 자주 권력 일선에서 물러나곤 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고 2022년 강청여제의 친위 쿠데타를 계획하고 주도했다. 이로서 2022년에는 윤지영을 실각시키고, 이거명의 후학들을 자신의 세력으로 흡수하면서 대한제국 전체에 힘을 뻗치는 권신이 되었다.


그러다가 2022년 3월부터 4월까지 이어진 정지빈 정쟁에 의해 궤멸적인 타격을 입었다. 사형을 언도당했다가 탈옥하고 슬그머니 궁녀가 된 향분은 복수심에 불타면서 강청여제와 만나 인연을 만들었고, 배후에서 움직이면서 김민현 정권 곳곳을 타격했다. 이어서 2022년 3월 초에 갑작스럽게 형조판서의 자리에 올라 본명인 정지빈을 내걸고 김민현 정권에 대한 맹폭을 개시했다. 이 과정에서 이푸름, 권명준 등 법리학파 계통의 세력은 글자 그대로 말살되었다. 김민현 본인도 죽을 뻔했으나 김민현은 당시 만주군 병마절도사였던 김세환과 만나서 만주의 45만 대군을 이끌고 아예 군사 쿠데타를 감행했다. 정지빈은 20만도 안 되는 경무장 병력으로 대한제국 최강의 전력인 만주군과 맞서 치열하게 싸웠지만 결국 한양도성이 함락되었고, 김민현은 정지빈을 죽인 뒤 강청여제를 폐위시키고 이거명을 바지 황제로 옹립했다.


이어서 2022년 하반기, 김민현은 이거명에게 정권을 넘겨받고 마침내 국호를 대한민국으로 고치며 공화혁명을 이룩했다. 그는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으며, 이어서 혹독하게 자신의 반대파와 기존 권력 세력들을 닥치는 대로 족쳤다. 3족이나 9족을 멸하는 것은 예삿일이었고 27족이나 81족을 멸하는 혹형도 자행했다. 이 과정에서 100만 명 이상의 사람들이 죽었다. 김세환을 위시한 소장파 무신 세력과, 한상훈 등의 그를 도와주었던 당여들까지도 칼날을 피하지 못했다. 대한민국의 백성들의 삶은 나름대로 나아졌지만, 언제 죽을지 모르는 공포 속에 유지되는 질서에 불과했다.


2024년 일본 독립군이 도쿄를 함락시키며 일본 제국의 재건을 선언하자 그는 급하게 군인 세력을 재건했으며, 이 과정에서 소장파 무신 세력의 하위 계층들이 군권 상층부에 자리잡았다. 일본 제국은 2024년 규슈와 쓰시마의 반환과 식민지배에 대한 배상을 요구하며 갑진왜란을 일으켰다. 이어서 대영제국, 중화민국이 동시다발적으로 대한제국을 치고, 비슷한 시기에 폴란드, 우크라이나, 프랑스 등에서 반소련 반란군이 일어났으며, 중동에서는 영국의 실질적 괴뢰정권인 이집트, 이란, 요르단 등이 친소정권의 이스라엘을 침공하면서 3차 세계대전이 발발했다.


3차 대전 기간 동안 대한제국의 독재자로서 전쟁을 영위했으나, 절대적인 국력의 열세를 극복하지 못하고 패전 직전까지 몰렸다. 그러다가 2027년 미합중국의 패권 일부에 들어가는 조건으로 미합중국의 지원을 받았고, 미국의 대대적인 전 지구적 핵 폭격으로 소련과 대영제국이 멸망하면서 가까스로 승전국이 되었다.


이후 미국에게 내정간섭을 받으면서 그는 젊었을 때의 총기와 열정을 잃고 권력에 미친 독재자로 흑화했다. 2029년 일어난 민주화운동을 군대로 짓밟아 버리면서 그 정점에 이르렀다. 이후 2030년 황금박쥐 혁명으로 권력을 잃었고, 사형 직전 탈옥하여 자신을 따르는 북방군을 통해 다시 쿠데타를 일으켰으나 패전했다. 2031년 2월에 사형을 언도받았고 2031년 5월에 집행되었다. 본관은 김해이고 호는 형철이다.




[주민아 열전]

1999년 5월 2일생. 별자리는 황소자리이다. 대한 제정연합국 대조선국의 한양도성에서 태어났다. 2003년 중화민국의 침공으로 아버지를 잃었고, 2004년 사스 대유행으로 어머니를 잃었다. 이후 소녀가장으로 남동생을 키웠고 그 남동생을 자기 세상의 전부로 여겼지만 2022년 김민현의 쿠데타로 남동생까지 잃었다.


2024년 여성징병제와 부병제가 시행되면서, 공군 파일럿으로 입대했다. 이곳에서 파일럿 선임이자 의장기를 모는 안명환을 만나 친분을 쌓았고 연인 관계까지 발전하였다. 2024년 일본 제국이 대한제국 대만의 남방수군 기지를 공습하여 초토화시킬 때 현장에 있었고, 이때의 공습으로 안명환을 잃었다. 그녀는 이때 안명환의 의장기를 타고 이륙하여 일본 제국 공군 전투기를 격추시키는 전과를 올렸고, 황금색 날개의 의장기를 몰아 전공을 올렸다는 이유로 언론에 의해 "황금박쥐"라는 별명을 받은 채 일약 스타로 떠올랐다.


그녀의 별명인 황금박쥐가 대한민국의 백성들에게 영웅처럼 받아들여지자, 전공 프로파간다를 위해 김민현에게 불려가 영웅이 되기를 종용받았다. 이어서 태별에 의해 작성된 시나리오대로 대한민국 최고의 파일럿 편대를 휘하에 붙였다. 그녀의 전공을 늘리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그녀는 이들과 실력이 맞지 않았고 첫 출격에서부터 실수를 저질러 편대장이 죽게 만들면서 심한 따돌림을 당했다.


그러다가 5회차 출격에서 마침내 파일럿으로서의 재능을 각성, 일반적으로 현대전의 전투기들이 선호하는 원거리 미사일 저격 방식을 버리고 무조건 달라붙어서 근접격투전으로 격추하는 자신만의 방식을 확립했다. 이어서 무려 30기의 전과를 자기 능력만으로 올리고, 이제까지 자신이 빼앗았던 편대원들에게 이 전공을 그대로 나눠주면서 관계를 회복했다. 그리고 그녀는 전 국민적 영웅으로 부상했다.


그녀를 중심으로 한 파일럿들의 계파가 형성되고, 세간에서는 이 계파를 이른바 "천공검계"라고 불렀다. 천공검계는 곧 전쟁에서 급부상한 군인 세력과 결합하면서 새로운 벌파가 되었고, 김민현의 정권을 위협하는 강력한 세력으로 부상하였다. 이에 위협을 느낀 김민현은 그녀를 제외하고 그녀를 도와주었던 부하들, 그녀의 편대원들, 그리고 그녀와 함께했던 수군 제독들까지 모조리 죽여 없애고 그녀를 정계에서 완전히 배척시켰다. 다시 한 번 모든 것을 상실한 주민아는 자신을 영웅으로 설계한 장본인이었던 태별을 찾아가, 김민현에 대한 혁명을 결의한다.


마침내 2029년, 전쟁 참전자들에 대한 배상 시위가 열리자 주민아와 태별은 이것을 민주화 운동의 신호탄으로 삼았다. 6개월간 대한제국 전국 곳곳에서 벌어진 민주화 운동은 김민현의 무차별적인 유혈진압으로 막을 내렸다. 그러나 김민현 정권이 자신들의 말을 듣지 않는다는 이유로 불만을 가지고 있던 미국 측에서 레짐 체인지의 대상으로 주민아를 선택, 마침내 미군 기갑부대를 앞세워 김민현 정권을 무너뜨리고 그를 탄핵시키는 데 성공한다. 이것이 황금박쥐 혁명이다.


이어서 2030년 국민투표로 그녀는 대통령의 자리에 올랐으나, 2030년 후반에 김민현이 탈옥하여 정권 회복을 기도하며 일으킨 쿠데타를 맞닥뜨렸다. 그녀는 이때 박물관에 전시되어 있던 자신의 황금색 날개 전투기를 타고 출격하여 대통령의 몸으로 직접 쿠데타를 진압했다. 김민현의 반란을 막아내고 사형을 언도했으며, 이후에는 조정 내부에 암약하던 권위주의의 타파를 주창했다. 종국에는 그녀의 영향으로 미국에서도 민주화 운동이 일어나 미국의 독재자인 제임스 스미스가 탄핵되었고, 한국과 미국의 관계는 실질적인 종속관계에서 대등한 동맹관계로 발전했다. 일본과 중국에 대한 식민지배에 대해 공식적으로 배상했으며, 남방지역도 점진적으로 독립시키며 식민제국의 모습으로부터 탈피하는 데 주력했다.


이로서 제말민초, 소미교체기 최후의 승자가 되었고, 일본 의병장 마사히루가 1911년에 처형되며 남겼던 "대한제국의 황제는 결코 천수를 누리지 못하리라"는 저주로부터 벗어났다(김민현은 대통령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황제와 같은 권력을 행사했고, 이 저주를 벗어나지 못했다). 그녀를 기점으로 대한민국은 최종적으로 민주화, 자유화의 길을 걸었으며, 그녀는 2035년 레임덕 없이 권좌에서 내려왔다. 이후에는 12년간 공군사관학교의 교장을 지내다가 이것도 그만두었고, 2065년 대한민국 달 기지에서 지구를 바라보며 숨을 거두었다. 본관은 북경이고 호는 재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