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통 하원이자 총리를 배출하는 중의원 기준으로 정치 입문 루트는 다음과 같음.


1. 세습

세습의 경우에도 그냥 막 받는게 아니라 어느정도 정형화된 케이스가 존재함. 대학 졸업->일반 기업에서 몇년 근무->중의원인 아버지의 비서로 활동하며 정치를 배움->아버지가 사망 혹은 은퇴시 그 지역구에 출마해 당선 루트임.


실제로 아베 전 총리의 경우 대학교를 졸업하고 고베 제강이라는 회사에서 몇년 정도 근무하다 아버지 비서를 거친 뒤 아버지가 사망하고 나서 정치에 입문했고 기시다 총리의 경우에도 대학 졸업 후 은행원으로 몇년간 근무하다 지역구를 물려받았음. 이번에 보궐선거에서 당선된 기시 노부치요는 지상파 방송국에서 기자로 일한 뒤 아버지의 비서를 거쳐 선거에 출마해 당선되었음.


2. 관료

일본에서 비세습 정치인이 정치에 입문하는 가장 주된 루트임. 특이한 것은 일본의 경우 정치에 입문하려는 관료들은 보통 늦어도 30대에 관료를 그만두고 정치에 입문하는 경우가 많음. 한국처럼 4~50대까지 하고 정치에 입문하는 경우는 후술. 현재 국민민주당의 대표 타마키 유이치로가 관료 출신의 비세습 정치인임.


이는 대통령제 국가와 의원내각제 국가의 차이에서 비롯됨. 대통령제 국가인데다가 초선 의원의 재선 성공률이 50%가 채 안되는 한국에서는 3선만 되어도 중진취급받고 대통령이 될수 있는 자격도 만 40세 이상이라는 것 외에는 제한이 없어서 높은 자리에 올라갔다가 50대의 나이에 정치에 입문해도 디메리트가 없으며, 주민들도 오히려 높은 자리까지 역임했던 사람이 그 직위를 이용해서 지역구에 예산을 따오는 것을 선호하고 있음.


반면 의원내각제 국가인 일본의 경우 총리가 되려면 오랫동안 정치계에 있으면서 당선 횟수를 쌓아서 장관도 되고, 더 나아가 총리도 될 수 있는데 50대의 나이에 뒤늦게 의원이 되면 할 만한 자리가 기껏해야 정무차관 정도인데 상식적으로 고위 관료 출신들이 정치 입문해서 정무차관을 해야 한다고 하면 그걸 그 사람들이 반길리가 없기도 하고.


3. 법조인

한국의 경우 정치인이 되는 가장 대중적 루트지만 일본에서는 앞의 둘에 비해 비주류임. 하지만 앞의 둘에 비해서일 뿐이지 법조인 출신의 정치인도 여럿 있음. 예를 들어 전 입헌민주당 대표 에다노 유키오가 변호사 출신 정치인임. 이 쪽도 중의원으로 가는 케이스는 40 이전에 정치에 입문하는 경우가 대부분임.


4. 지방의회 의원 출신


5. 그 외


그렇다면 일본은 40대가 넘어서 정치에 입문할 수 없는 것일까? 댓츠 논노, 그렇지 않다.


보통 40대가 넘어 정치에 입문하는 사람들의 경우 참의원으로 가는 경우가 많음. 참의원은 총리를 배출하는 의회가 아니다보니 정계 입문 루트가 상당히 다양한 편임. 실제로 참의원들의 경우에는 전직들이 굉장히 다양한데 전직 신문사 정치부장 출신, 야마모토 타로 같은 연예인 출신, 안토니오 이노키 같은 스포츠 스타 출신, 전직 무명 배우 겸 철도기관사 겸 노조 간부(...) 출신, 외식사업가 출신 등등 다양하고, 작년에 화제가 되었던 만화가 아카마츠 켄도 참의원임.


아니면 도도부현지사(한국으로 치면 광역자치단체장)나 조금 규모있는 도시의 시장 같은 지자체장으로도 많이 가는 편임. 다만 일본의 경우 지방정치와 중앙정치가 다소 분리되어있어서 지방 정치인 출신이 중앙정치 쪽으로 자리를 옮겨서 높은 자리에 오르는 경우는 드문 편임.(몇 안되는 사례 중의 하나가 구마모토현지사 출신으로 총리에 올랐던 호소카와 모리히로) 그 반대의 경우는 꽤 있어서 낙선한 중앙정치인이 지자체장에 출마하여 당선되는 경우는 꽤 있는 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