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인이 경험하지도 않고 알지도 못하는 부분에 대해 얘기한다는 것이 드러난 시점에서 이미 틀렸죠. 그런데 책임운운까지 했으니... 애초에 경험했거나 알고 있으면 저렇게 말 못합니다. 그런데도 그런식으로 말했다는건 의료장비 판매원이 수술하는 격이죠. 본인의 전문분야가 아니라 책임을 지지도 못하는데도 함부로 저렇게 행동하는 사람이 많아진다면 엄청 위험한 세상이 될겁니다.
자살이 잘못이라는 건, 자실 시도를 해본 사람만 할 수 있는 말은 아니라고 생각함. 누군가가 자살 시도를 했다면, 그 가족들이나 가까운 지인들은 정신적 고통을 받음. 그리고 그렇게 고통 받은 사람들 입장에서는 자살은 잘못이라고 말할 수 있다고 생각함.( 다만 본문을 적으신 분이 그런 경험이 있는지는 모르겠음 ).
자살은 잘못이라는 말은 자살자에게 본인이 잘못되었다고 생각들게 하여 사회와의 단절을 심화시키고 더 우울하게 만들어서 결국 자살을 부추길 뿐입니다. 그런 점에 있어서 자살이 잘못이라는 말은 잘못되었고 해서는 안될 말이라고 생각합니다. 오히려 "자살은 합리적이다. 그래서 살기 힘들 때는 생각이 들 수 있다. 하지만 다른 해결책이 있을지도 모르고 지금은 아니지만 몇년 후에 그 해결책이 나타날지 모른다. 그때까지 버틸 수 있게 내가 도와주겠다"라고 하는게 더 도움될겁니다. 자살이 잘못이라고 자살 생각하는 사람한테 말했다가 그 사람이 자살하면 어떻게 책임질겁니까? 그 책임을 질 수 있는 사람만이 그런 소리를 할 수 있을 겁니다.
가족들이나 가까운 지인들의 고통을 따질 거라면, 자살자가 자살에 내몰리기까지 겪은 고통이 최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할 것 같은데요. 직접 관련된 가까운 사람들이 안타까움의 표현으로 '이것아 왜 그랬어' 라고 하는 정도까지라면 모를까, 자살한 사람에게 도의적 책임을 물어야 하느냐고 한다면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자기희생의 경우를 제외하고, 애초에 자살에 내몰린 사람이 그런 걸 고려할 정도의 분별력이나 판단력을 가졌을 거라고 기대하는 것 부터가 무리죠. 고통으로 인해 정신건강이 극도로 훼손된 상태가 아닌데도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테니까요. 또한 고통의 책임을 물을 거라면 자살자 주변인의 고통을 묻기 전에 자살한 당사자가 겪은 고통의 책임을 먼저 묻는 게 맞고요.
그런 건 분별력 이전에 감정의 문제니까요. 애착관계에 있는 사람들에 대해, 자신의 죽음으로 인해 그들이 슬퍼할 것을 '공감' 하는 건 직관의 문제죠. 제가 분별력이 없다고 하는 건 전방위적인 지능 상실 수준을 얘기하는 건 아니고요. 하지만 어느 정도의 부분적인 분별력이 남아있다고 그게 자신의 현재 상황이나 고통을 충분히 객관화하고 자살을 하지 않을 정도의 분별력이냐고 하면 거기에는 아무래도 의문이 있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