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LH 부실공사 사태 뉴스를 보는데 무량판 구조에 철근을 빼먹었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삼풍백화점이 떠오를 수밖에 없었다

무량판 구조에서 철근 빼먹었다는 게 얼마나 무서운 거냐면


삼풍백화점도 무량판 구조였는데

비용절감 한다고 철근 16개 넣어야 되는 걸 8개 넣고, 공간 활용을 최대화한다고 기둥의 굵기도 깎아 버렸음

이 짓거리를 해서 500명 넘는 인명을 잃어 놓고도 지금 겨우 20년에서 조금 더 지났는데 또 이 짓거리를 한 거임

그냥 부실도 아니고 삼풍이랑 똑같은 방식의 부실공사를


무량판 한자는 없을 무(無)에다 대들보 량(梁) 자를 씀

기둥 위에 대들보를 얹지 않고 바로 천장을 얹는 방식임

대들보를 얹지 않기 때문에 천장과 바닥 사이 층간 간격이 줄어들고

같은 높이라도 층을 많이 확보해서 더 많은 가구를 확보해야 하는 주거용 건물의 경우 아무래도 무량판이 유리하지


하지만 하중을 분산하는 역할인 대들보가 없는 무량판 구조의 경우는 기둥이 천장을 바로 지탱해야 하기 때문에

기둥이 튼튼하고 두꺼워야 하고 따라서 철근도 훨씬 많이쓰기 때문에 공사비가 다른 구조보다 더 올라감

그래서 공사비용을 절감한다고 암암리에 철근을 빼는 짓이 많이 일어나는 거임

무량판 구조 자체는 문제가 아님


이게 바로 삼풍백화점 붕괴 전날 찍은 사진임

옥상 바닥이 가라앉으면서 기둥이 옥상 바닥을 뚫고 올라오는 거임

대들보를 얹지 않았기 때문에 기둥이 바로 천장을 뚫는 거지

그래서 무량판 구조는 무너지면 인명피해가 크게 발생한다

기둥식 구조 같은 경우는 천장이 무너지더라도 기본적으로 대들보가 중간에 걸터 있기 때문에 천장이 무너져도


최소한 이런 식으로 무너져서 버틸 공간은 생기는데

무량판 구조가 무너지면 기둥 사이로 바닥이 무너지기 때문에


이런 식으로 무너짐

5층부터 1층 바닥까지 이 사진 한 장에 다 들어 있음

소위 팬케이크처럼 무너져서 생존 공간이 안 나옴


이런 구조로 아파트를 만들면서 철근을 빼먹었다는 건

사람을 죽여도 아주 많이 죽이겠다는 거나 다름 없음

심지어 이게 이제 와서 밝혀진 것도 아님

삼풍백화점 붕괴 직후에도 이런 구조적 문제가 뉴스에 나왔었고 사람들이 무량판 건물을 기피하는 바람에 한동안 우리나라 건설업계에서 무량판 구조는 퇴출되다시피 했었음


2010년대부터 무량판 자체는 문제가 없다 해서 슬슬 다시 부활하기 시작했는데

진짜 문제는 철근 빼먹기의 망령까지 되살아난 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