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XX년 XX월 XX일, 나카무라 군은 한 손 가득 서류봉투를 들고 도쿄도 23구에 있는 병무청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의 손에 들어있는 것은 그한테 허리디스크 재발 가능성과 항우울제를 복용한 이력이 담긴 병무청용진단서였다.


병무청 입구 앞에 들어서자 군복을 입은 퍼리 등신대가 따봉을 외치며 나카무라를 반기고 있었다.


좆같음을 뒤로하고 나카무라는 번호표를 뽑아 자신의 차례가 오기를 기다렸다. 


그의 차례가 오자 그는 진단서를 제출하고 신체검사를 받았다. 


그는 진단서를 제출하기전에 한 번 더 이거를 제출하면 되는거냐고 물어봤지만 공무원은 아무말이 없다가 짧고 냉랭한 한마디의 대꾸만 할 뿐이었다. 


그는 신검을 받기 전 주변을 둘러보며 그와 같은 처지에 놓인 사람들을 둘러보았다. 


누구는 야쿠자나 한구레마냥 온몸에 문신을 한 육수충이였고 누구는 모바일겜을 하면서 아리스쨩 초캬와이를 헤실헤실 중얼거렸으며 누구는 가만히 앉아있다가 갑자기 어!아잇! 푸르르르르를 남발하였다. 


신검을 끝마치고 난 뒤 그는 판정결과가 나올때까지 대기하였다. 


이 순간만큼은 조금전의 사람들도 전부 숨죽이고 자신의 판정결과를 기대하고 있었다.


그리고 드디어 나카무라군의 차례가 왔고 그의 판정결과가 나왔다.


판정결과는 3급, 즉 현역이였다. 


나카무라는 결과를 수긍하지 못하며 아까 자기가 제출한 진단서를 언급하였으나 그의 의견은 묵살되었다. 


이미 진단서의 내용도 전부 반영된 결과이기에 더는 토를 달지 말라는 것이였다.     


나카무라는 화가 끝까지 났다. 사비를 털어서 진단서를 구입하고 병원비까지 지출하였으나 현역이 되었으니 당연할수 밖에. 


그는 홧병이 나기 일보직전이었지만 주변에 그를 옹호해주는 사람은 하나도 없었다. 


울며겨자먹기로 결국 그는 결과를 수긍할수 밖에 없었고 그는 터덜터덜 병무청 건물 밖으로 발걸음을 내딛었다. 


집으로 돌아가는 길, 그는 마음을 달래려고 폰을 꺼내 5ch을 켰다. 


그곳에는 그의 눈길을 끄는 하나의 쓰레드가 있었다.


'일남충들 겨우 12개월 군복무하는것 가지고 군무새짓 하는거 개역겹노 wwww'


무려 500개의 리플이 달린 이 쓰레드는 군지한 일본 남자들이랑 페미니스트 일녀충들의 분탕토론으로 똥글범벅이 되어있었다. 


나카무라는 순간 살인충동을 느꼈지만 결국에는 자기가 할수 있는 것이 없다는 것을 깨닫고 폰을 꺼버렸다. 


집에 돌아오자 그의 어머니가 그를 반겼다. 


계단에 발을 헛디뎌 하체가 반신불구가 되신 나카무라의 어머니. 


한때는 그를 키워온 어머니였지만 지금은 나카무라가 어머니랑 가정을 부양해야만 하였다. 


그의 허리디스크와 우울증도 돈을 벌기위해 상하차를 하다가 생긴 일이었다. 


나카무라는 순간 자기가 군대에 있는 동안 누가 어머니를 보살펴야할지에 대한 생각으로 마음이 미어졌다. 


엄마와 나를 버리고 떠난 아버지? 아니면 집을 나간 이후 학교자퇴하고 성매매업소에서 일하는 여동생? 


그 누구도 어머니를 보살필 인물들이 아니였다.


그 순간 어머니의 눈을 보니, 나카무라는 순간 울컥했던 마음이 한순간에 터져나와 그 자리에 주저앉아 울었다. 


어머니는 그런 나카무라를 보고 그를 다독였지만 나카무라는 자신이 남자라는 이유로 이 늙은 어머니를 지키지 못할 자신을 탓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