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글 씁니다. 몇달 전 지소미아 이야기가 처음 나왔을 때, 이것은 일본에 대해서 실효가 없는 이데올로기의 산물에 지나지 않으며 자유주의 진영을 배척하는 행위라는 글을 썼다가 욕을 많이 먹었네요.


언제나처럼 눈팅을 하다가 눈에 띈 것이, 전쟁보다는 비겁한 평화가 낫다는 현 대통령의 발언이었습니다.


파라벨럼이라는 말은 다들 많이 들어 보셨을 겁니다. 가장 대중적인 9mm 권총탄이며, 우리가 아는 독일군의 루거의 아버지, 게오르크 루거의 작품입니다.

파라벨럼이라는 말의 뜻은 '전쟁을 준비하라' 입니다. 전쟁을 왜 준비할까요? 피를 흘리고 싶어서? 남의 피를 보고 싶어서? 전쟁광 이라서?


아닙니다. "평화를 위해서" 입니다. 


플라비우스 베게티우스 레나투스는 그의 저서 군사학 논고에 "lgitur qui desiderat pacem, praeparet bellum" 이라 적었으며, 이는 평화를 원하는 이들은 전쟁을 준비한다는 뜻 입니다. 같은 맥락으로 시 비스 파캠, 파라 벨럼, 즉 평화를 원한다면 전쟁을 준비하라 라는 말도 유명합니다.

이것은 국가와 국가 간 관계의 기초이자 핵심이며 정석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국가 간의 경쟁은 힘의 논리가 가장 주요하게 작용하며, UN과 국제법이 있다 한들 그 본질은 힘의 논리입니다.


강자가 약자를 착취할 방법은 많습니다. 전쟁을 무조건 배제하겠다는 것은, 쥐고 있는 가장 기본적이고 중요한 패들을 내던지고 약자가 되겠다는 이야기 입니다.

호랑이를 아무도 건드리지 않지만, 팔 다리 입 모두 묶인 호랑이를 대체 누가 두려워 하고, 누가 안 건드리겠습니까? 

지금 아무도 건드리지 않는다고 (실제론 북중러로부터 수많은 군사적 도발을 받고 있습니다만) 팔 다리 입 다 묶어도 아무도 안 건드릴 거라 생각하나요?

약자가 되는 순간, 우리가 그동안 지녀 왔던 입지는 모래성처럼 무너져 버리게 됩니다.

대한민국이 단지 경제 만으로 국제사회에서 인정받고 위신을 지니는 것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의 국익에, 그리고 대한민국 국민의 안전에 위배되는 행위를 물리적으로 제한하고, 심지어는 보복할 힘을 갖추었기 때문에 생기는 입지입니다.

어느 정도 강자로 인정받기 때문에 생기는 입지인 것 이며 이것은 국가의 기본 중에 기본 입니다.

상대로 여기지 않았던 국가들이 업신여기기 시작하고, 설령 전쟁을 안 벌일 지라도 한들 온갖 방법으로 야금 야금 갉아 먹어 오기 시작합니다.

전쟁을 무조건 하지 않겠다는 선포는 그저 자진해서 팔 다리 자르고 약자가 되어 뜯어 먹히겠다는 호구가 되겠다는 것에 불과하며,

이러한 사상은 절대로 일국의 대통령의 사상이 되어서는 안 됩니다. 적을 속이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면 말이죠.


전쟁을 막고 싶다면, 호전적이지 않은 쪽에서 압도적인 무력을 가지고 있어야 하며, 호전적인 적의 한 치의 침범도 용납하지 말아야 합니다.

최소한 상대에 지지 않는 투기를 가지고 선을 넘지 못하도록 위협을 하고, 선을 넘은 행위에 대해 제대로 죗 값을 물어 균형을 유지해야만 합니다.

역사상 모든 평화는 바로 그러한 원리로 이루어 졌던 것 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