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광화문 교보문고에서 만화 <십자군 이야기>의 저자인 김태권 씨의 강연회가 열렸었죠.


알고 간 것은 아닌데, 마침 제가 교보문고에 간 날이 김태권 씨의 강연회가 열리던 날이어서 저녁 7시에 참석했습니다.

청중들의 틈에 섞여 김태권 씨로부터 이런저런 이야기를 듣고 있었는데, 그 중 이런 내용이 나오더군요.

김태권 씨의 친구인 프랑스로 유학간 한국인 유학생이 프랑스어 자료를 구하기 위해 각 대학 도서관을 들락거리고 있었는데,

어느 날 프랑스의 유명한 극우 정당인 국민전선의 지도자, 장 마리 르펜과 인터뷰할 기회를 얻었답니다.


처음에 그 친구분은 무척 긴장했다고 하더군요.

장 마리 르펜은 평소에도 백인이 가장 우월한 인종이고, 흑인은 미개하고 열등하며, 알제리는 프랑스의 옛 땅이니 되찾아야 한다고 주장하는 등 극우적인 주장을 거침없이 해오던 정치인이었으니까요.

그래서 혹시 르펜과 인터뷰를 할 때, 르펜이 더러운 동양인(한국인)은 프랑스에서 꺼져라, 하고 난폭하게 굴까봐 걱정을 했다고 합니다.

그런데 막상 르펜의 초대를 받아 그의 집을 방문했을 때, 르펜은 그 유학생 친구분을 직접 마중하러 나와 "어서 오십시오! 환영합니다!"라고 인사를 하고 웃으며 끌어안는 등 매우 친절하게 굴어서 당혹했다는군요. 이 사람, 인종차별주의자 맞나? 왜 이렇게 예의바르게 굴까? 하고 말이죠.

그리고 르펜의 서재로 안내를 받았는데, 놀랍게도 그곳에는 다름이 아니라...

이순신 장군의 소형 동상이 전시되어 있었다고 합니다!


대체 어떻게 프랑스 극우 정치인의 서재에 이순신 장군의 동상이 있는지, 그 이유를 알 수가 없어 물어보자 르펜은 이렇게 대답했다고 합니다.

"나는 저 사람, 이순신 장군을 잘 압니다. 저 분은 혼자서 일본 침략군을 무찔러서 한국에서 매우 존경받는 영웅이고, 나도 저 분을 존경합니다. 그래서 내 집에 동상을 모셔둔 것입니다."

여기까지는 좋았는데, 문제는 그 다음에 이어진 발언이었습니다.

"이순신 장군 덕분에 한국은 일본과의 인종 혼합을 막아낼 수 있었고, 순수한 인종을 보존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니 이순신 장군은 프랑스인인 나 르펜에게도 존경받을 영웅입니다."

그 말을 듣고 유학생이 참 난감해했답니다. 웃지도 울지도 못할 상황이었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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