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석아.


오늘은 그냥 말을 좀 짧게 하려고 한다.


미국에 어바인이라는 작은 도시에서 있었던 일이다.


거기서 마을의 미래를 위해서 주민들과 시의회에서 정치인들이 토론하던 중이었다.


마을 주민 대표로 나온 유진 캐플란이라는 사람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던 중 한국계 부시장인 태미 킴에게 한마디 했다.


"당신 나라에서 숨진 미국인 3만명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 발언은 두고두고 회자되며 미국 사회를 뜨겁게 달궜었지.


왜냐면 태미 킴 어바인 시 부시장은 외모만 한국인이지 태어난 곳도 미국 할 줄 아는 모국어도 영어에 미국식 교육을 받은 미국인이었거든


이는 미국 전역에서 화제가 되며 해당 발언을 한 정치인은 "인종차별주의자'로 낙인 찍혔어.


오늘 인요한 앞에서 한 이야기는 잘 들었다.


이해는 한다. 준석아.


너가 국힘에서 당한 그 모든 억까와 음해, 수모는 그 누구도 겪어 보지 못한 충격이었겠지.


그런 충격과 공포와 광기 속에서도 준석아 너는 꿋꿋이 "이대남"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주고,


기존 정치권력에 정면으로 도전했으며,


"언더독"의 반란을 유쾌하게 보여주었었지.


그런데 준석아.


그것도 적정 선이란게 있어.


자고로 정치인이라 하면 내뱉는 말 한 마디 한 마디가 중요한 위치 아닐까?


특히 당대표까지 했었던 너에게는 그냥 내뱉는 소리 하나도 놓치지 않고 기사화될 정도로


영향력이 엄청난 사람이자너.


그런데 아무리 본인이 싫어하는 사람들이 골라주고, 보내주고, 추천해준 사람이 미워도 그렇지


직접 부산까지 내려온 사람에게


"Mr 린튼"이니 "'우리'의 언어로 말해라"라느니 조롱한답시고 영어로 주구장창 이야기 하는 것은


한국에서 태어나고, 한국 교육을 받으며, 단 한번도 미국인이라 생각해본 적 없다는 사람에게


너무 큰 실례를 넘어서 아예 인종차별적인 발언 아니겠니?


그래 화나는 거 앞서 말했듯이 다 이해하고, 그 어떤 이유에서라도 본인이 그런 말이 나올만한 상황이라 쳐도


아무리 그래도 미국에서 좋은 교육 받았던 사람이 그런 발언을 하는 것도 좀 아니지 않아?


준석아,


이건 진짜로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이야. 오히려 너를 지지하기 때문에 하는 말이라고.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어. 요즘 보면 이상해.


뭐 이것저것 실언들 소소한건 그렇다 쳐도 대선 전에는 어차피 여자들 투표 안해서 괜찬을거라더니


이번에는 아예 인종차별적인 발언까지...


이건 아냐 진짜로...


준석아,


물론 이 나라에 준석이 너만큼 똑똑하고 유능하고 증명을 해내는 정치인 없는 거 전북 사는 김상식씨도 알아.


그리고 그 누구에게도 준석이 너를 이길 사람 없지.


하지만 때론 말야.


자기 자신을 한 번쯤은 돌아봐야 할 때가 있어.


오히려 너무 힘들고 지치고, 짜증날 때 인간은 자기방어적인 기제로 더 날카로워지고, 화를 내고, 언성이 높아지지.


지금 딱 네 상태가 그래 준석아. 솔직히 나도 널 그만큼 지지했기에 쌔게 말하자면, 제정신이 아닌 것 같아 보일 지경이야.


좀 이럴 때만이라도 어떤 고졸새끼가 쓴 허무맹랑한 자본주의만큼 차가운 판단이 필요할 때야.


오히려 그래야 사람들이 더 따라준다고.. 이렇게 자꾸 틈을 보이면 안 돼.


준석아,


사람은 누구나 "중력"을 가지고 있어.


대한민국이라는 은하 속에서 사람들은 각자 자기만의 강하고 약한 중력을 가지고 태어나.


그리고 그 중력은 내 안에서도 일어나는 현상이지.


내 안에서 중력이 약하게 작용하면 그 안에서 갇히는 거고, 너무 밖으로 벗어나면 중력 영향권을 벗어나 "나"를 잃어버려.


그리고 적당히 중력을 잘 조절한 사람에게는 다른 사람들도 끌어들이는 "힘"을 얻게 된다.


난 준석이 너가 그런 "중력" 사이에서 다른 "별"들 사이를 왔다갔다 하면서


궤도를 바꾸고, 다른 "별"들을 모으고, 그 "별"들 사이에서 "중심"이 되는 "태양"같은 사람이 됐으면 좋겠어.


그러기 위해선 본인 스스로 한번쯤은 돌아보고, 생각해보고, 내가 지금 하는 말이나 행동이 어떤 "중력"을 가질지 생각해 봐.


그리고 항상 본인을 "작게"생각해야 돼. 이 대한민국이라는 나라, 지구라는 행성, 우주라는 무언가는 넓고 또 넓다.


인류가 본인들 존재를 작게 보면 볼 수록 더 큰 우주를 관측할 수 있게 된 것처럼


세상을 더 넓게 보려면 자기 자신부터 "작게"보는 법을 배워 봐.


준석아,


너의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이 보이고 있어...


그걸 지켜보는 것은 다름 아닌 "우리"들이라는 것을 잊지 말자.


잘해보자 준석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