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환 해병대 연평부대 포병대대 대위



연평부대 포7중대에는 보기 드문 포상이 있다. 다른 포상들과 달리 낡고 허름한 포상이 포7중대를 지키고 있다. 그 포상은 연평도 포격전 당시 북한군의 포탄이 빗발쳤다는 기록을 그대로 보존하고 있는 구(舊) 3포상이다. 북한군의 포격으로 파열된 포상을 보고 있으면 당시 전투가 얼마나 긴박했을지 눈앞에 생생히 그려진다. 

2010년 11월 23일 북한군은 연평부대의 해상 사격훈련을 빌미로 연평부대 전역에 기습적인 포격을 가했고, 화염과 연기가 연평도 일대를 순식간에 뒤덮었다. 당시 포7중대 사격 진지에 북한군의 포탄 수십 발이 집중적으로 낙탄돼 아비규환(阿鼻叫喚)의 상황이 전개됐다.

연평부대 포7중대는 두려움보다는 전의(戰意)에 불탔고 불굴의 해병대 정신으로 죽음을 무릅쓰고 13분 만에 대응사격을 실시했다. 이후 적의 추가 도발에 대비하기 위해 2주 정도의 기간을 비좁은 자주포 안에서 대기하며 지냈다.

북한군은 더 이상 추가 도발을 하지 않았고 연평도 포격전은 북한으로부터 자유민주주의를 수호한 대한민국 해병대의 승리로 끝났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전역 전 마지막 휴가를 뒤로하고 포연탄우(砲煙彈雨) 속에서 부대로 복귀하던 고(故) 서정우 하사와 자대배치를 받은 지 일주일 밖에 안 됐지만 옆의 전우를 구하기 위해 죽음을 무릅쓴 고 문광욱 일병이 북한군의 무자비한 포격에 장렬히 산화했다.

그들은 불굴의 해병대 정신을 보여준 진정한 해병이었으며, 우리에게 군인정신이 무엇인지 보여준 전투영웅으로 가슴속 한편에 자리 잡고 있다.

연평도 포격전의 영예로운 전투 역사는 당시 포7중대장 김정수 대위(現 중령)를 필두로 중대원들이 혼연일체(渾然一體)가 돼 총 455회의 불시 전투배치 훈련을 실시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나는 그 역사와 전통을 이어 나가기 위해 ‘위국헌신 군인본분(爲國獻身 軍人本分·나라를 위해 몸을 바치는 것이 군인의 본분이다)’ 정신과 ‘선승구전(先勝求戰·먼저 이겨놓고 싸운다)’의 자세로 포7중대장의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

또한, 북한군의 어떠한 도발에도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상시 화력대비태세를 완비하기 위해 반복적인 교육훈련만이 승리를 보장할 수 있음을 명심하고, 오늘도 중대 전 장병이 일치단결(一致團結)하여 결전(決戰)을 준비하고 있다.

포7중대는 현 상황의 엄중함을 인식하고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 ‘응징이 억제고 억제가 평화’라는 일전불사(一戰不辭·한바탕 싸움이라도 마다하지 않는다)의 각오와 침과대적(枕戈對敵·창을 베고 적을 기다린다)의 자세로 북한군이 도발한다면 즉각, 강력히, 끝까지 응징해 추가 도발의 의지와 능력까지 분쇄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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