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미제라블> 자체가 불후의 명작이기 때문에 흔하디 흔한 공연 후기랑 뭐가 다를까 싶지만


생각보다 많이 다름


1985년부터 브로드웨이에서 초연 시작한 이 작품은


<캣츠>, <오페라의 유령>, <맘마미아> 등 완성도 높은 수작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지만


무엇보다 스케일적인 부분에서 무대장치와, 절묘한 조명의 사용, 화려한 의상과 미학의 즐거움은 두 말하면 잔소리일 지경이지.


다만 이번 한국 삼연차 사이클은 뭔가 “완성도”를 한단계 업그레이드한 느낌인 것 같음.


일단 연출면에서 다소 달라졌음. 적극적으로 무대조명과 LED 디스플레이를 적절히 활용한 연출은 다른 뮤지컬에선 자주 보였지만 이번 삼연에서는 처음 선보이는 기술.


특히 자베르의 자살 넘버에선.. 진짜 이렇게 깔끔하면서도 과하지 않게 연출이 가능하구나를 느꼈음.


캐스팅 면에서도 변화가 있었는데


보통 성인 코제트역은 25살 이하의 신인배우를 쓰는 게 국룰이었음.


근데 이번 삼연부터는 베테랑들이 캐스팅됐음.


그래서 오픈런인데도 불구하고 실수 하나 없이 깨끗한 공연이었음.


보통 오픈 첫주는 배우들 실수도 간간히 나오거든(그래서 오픈 첫주 티켓이 보통 쌈)


물론 중간에 조연배우 한명의 신발이 벗겨지는 해프닝은 있었음 ㅋㅋ


근데 그거 말고는 정말 완성도가 너무 높았음.


이미 완성도 높고 미학적 쾌감이 크게 다가오는 작품에 완성도를 더하니 딱히 비판점을 찾을 수가 없던 공연이었음.


에포닌 역할 맡은 배우 연기 에너지가 특히 대단하더라.. 에포닌 사망 씬에서 뒤지게 눈물 나옴 ㅠ(마리우스 씹새끼)


미학적 재미로는 중간에 형형색색의 드레스를 입은 조연들과 함께하는 코제트의 결혼식씬이 흥미로웠음.


마치 아이맥 광고를 보는 듯할까? 왈츠 리듬과 무용 사이에서 미학적 카타르시스는 배가 됐음.


2막은 정말.. 레 미제라블 특유의 몰입감이 장난 아니더라.. 진짜 올해 본 공연 중 최고였던 것 같음.


레지스탕스와 정부군과의 전투씬을 좀 더 세련된 연출 기법을 사용한 게 인상적이었음


고전 뮤지컬이라지만 확실히 시간이 지날수록 발전한다는 느낌이고.


아무튼 티켓가격이 부담되긴 하더라도 충분히 완성도 높은데 거기에 완성도를 더한 작품이었음.


내년 4월 25일까지로 알고 있으니 여유 되면 한번쯤 보는 것을 추천함. 정말 이제까지의 <레 미제라블>과는 또 다른 맛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