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한 말 개항기 들어서면 폭발물에 대한 기록이 상당히 많이 나옴. 특히 다이너마이트들. 어떠한 기록이 있냐면 여우나 너구리 사냥하는데 폭발물을 들고와서 사상자가 나온다는 이야기까지 수록되어 있음.

-근래 이곳 韓國民들이 거류지 부근 여러 곳의 산과 들에서 폭발약을 함부로 써서 여우나 너구리류를 포획하는 일이 날로 증가하여, 이런 일이 지나쳐 폭발약 때문에 화상 환자가 속출하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해 12월 우리 거류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은 자가 6명인데, 그 중 2명은 아무래도 두 눈을 실명할 것 같다고 합니다.

거기에다 들은 바에 따르면 元山津에서 2명, 安邊에서 2명, 文川에서 1명이 화상으로 즉사하였다고 하고, 또 가난하여 진료를 받을 수 없는 환자가 각 군에 산재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것을 생각해 보면, 이곳 한국민의 지식으로 보아 아직 폭발약이 위험물이라는 것을 알지 못하고 경솔하게 취급한 소치일 것이라고 추단합니다만, 거류지 부근의 산야에서는 우리 수비대가 상시로 연습 또는 사격 훈련을 하는 일이 있으므로 때에 따라서는 혹 이 폭발약과 접촉할 수 있는 염려가 없다고 보장할 수 없어 참으로 매우 위험합니다.-

원산 인근에서 조선인들이 폭약을 들고와서 너구리 잡는다고 빵빵 터뜨리는 바람에 부상자가 속출했다는 일본 공사관의 기록임. 제발 사냥 때 폭약 좀 터뜨리지 말라는데도 씹고 하니까 일본 공사관이 경악했다고 함.

빡친 일본 공사관은 폭약 파는 놈 조사한다고 수사를 시작했는데...


-이에 대하여 小官은 한편으로는 이들 한국민의 행위에 대하여 이곳 항구 감리관에게 이에 대한 단속을 촉구하는 조회를 냈고, 또 한편으로는 이 폭발약의 원료인 硫化砒素, 格魯兒酸, 加●(亻+留)謨를 어디서 수입해 오는지를 이곳 항구 해관 및 居留商에 대하여 조사하였는데, 지난 해 10월부터 12월 사이에 釜山港 辨天町 藥劑師 近藤佐五郞이라는 자로부터 2,400병을 원산항에서 수입하여 이것을 자신 또는 타인에게 위탁하여 이곳 한국민에게 각각 판매한 사실이 있음을 확인하였습니다.-

일본인 약재상이 폭약이랑 독극물을 부산으로 실었다가 그대로 원산까지 중개해서 무역하는 식으로 팔아넘겼다고. 뫄 의외로 개항지에서는 폭약이든 탄약이든 총기든 구하기 꽤나 쉬웠던 편이라고 함.

돈만 주면 일본 상인들이 좋다고 팔아제껴서 아주 보통 골칫거리가 아니었었다고.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구한 말 사건사고들을 보면 폭약과 관련된 사건 사고가 상당히 많이 보고되고 있음.


특히 독립협회 해산 이후 잔당들이 다이너마이트 등 폭약류로 테러를 하고 다닌 것은 유명한 사실이고, 도적 진압에 나선 순검들이 본거지 급습 때마다 다이너마이트들 뭉텅이로 들고 다니면서 던지고 다니던 것을 보면...


개항지는 진짜 이 때만해도 별천지임. 폭약류는 물론이고 총기와 같은 무기들도 마음만 먹으면 구할 수 있는 동네임. 저런 폭약도 약재나 화학약품이라며 속이고 들어오는 일이 꽤나 많았던 듯.


출처

주한일본공사관 문서


블로그 출처: 오로라의 공상.

https://m.blog.naver.com/kkumi17cs1013/2216399799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