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전쟁이 한창이던 지난 1952년 6월, 이승만 정부에 의해 건국 이후 첫 정경유착 사건이 터집니다.

중석을 일본에 부정 수출한 문제, 이른바 '중석불 사건'입니다. '중석불'이란 당시 우리나라의 대표 수출품이던 중석(텅스텐)을 수출하고 벌어들인 달러를 말합니다.

중석불로는 양곡이나 비료수입이 금지되어 있었는데 정부는 대한중석·고려흥업·남선무역 등 13~14개 상사에 중석불을 불하했습니다.

이 돈으로 상사들은 밀가루 9,940톤, 비료 11,368톤을 수입했고, 이후 정부와 상사가 결탁해 궁핍한 농민들에게 팔아 폭리를 취했습니다.

상사들이 거머쥔 무려 5백여억 원에 달하는 부당이득은 자연스럽게 다시 정치권으로 흘러들어 갔고, 이승만 대통령 재선에도 이 돈 일부가 쓰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나중에 이런 사실이 들통 나 조사에 들어갔지만, 여당인 자유당에서 벌인 일이기도 하고, 휴전 상황이라는 배경도 영향을 미치면서 전말에 대한 조사는 흐지부지됐다는 평가입니다.

결국 한국 최초의 '정경유착' 의혹 사건은 1957년 4월 대구고등법원에서 징역 6월 집행유예 1년이라는 싱거운 판결로 끝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