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학교때 나는 지금보다 성격도 많이 안좋았구 입시때문에 더 날카로웠던거 같아. 그래도 집에서 엄하게 자란 탓인지 학교에서 큰 사고 친 일은 없었어. 그런데 나한테 지금 생각해도 참 부끄러운 사건이 있었어.


고1때 반에 좀 사회성 떨어지는 친구가 있었어. 지금 생각해보면 그냥 사람들하고 어떻게 어울릴지 모르는 친구였는데..한번 그 친구랑 크게 붙었어. 처음에는 내 짝궁이랑 시비가 붙었는데 평소에 불만 있던 나랑 다른 친구들도 끼어들어서 4:1로 친구 하나를 몰아붙인거였지. 여고 나온 사람은 알거야. 기싸움 심한거. 근데 지금 생각해도 나도 평소에 걔한테 불만이 많아서 선넘는 말 많이했었어. 몰아붙여진 친구는 한 교시 남기고 울면서 집에갔고.


그 시절은 학폭위 같은것도 없었고 언어폭력은 폭력으로 치지도 않는 시절이었어. 나도 그때는 내 화난것만 생각했지..


그런데 그 부모님이 다음날 학교에 찾아온거야. 그리고 제일 막말을 많이했던애로 지목된게 나였고. 담임 중재로 우리는 그 친구한테 사과하고 학부모 사과하는 걸로 끝났어.


그리고 그 날 저녁. 엄마한테 진짜 엄청 맞았어..여름에는 종아리 안 맞았는데 그 날은 종아리를 맞았고 종아리를 제대로 맞으면 어떻게 되는지도 알았어. 맨살에 서른대를 댓수 세면서 맞는데 플스윙으로 맞으니까 5대만 맞아도 울음터지고..종아리가 찢겨 나간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아팠고 어떻게 서른대를 다 맞았는지도 제대로 기억이 안나. 


진짜 악악 소리내고 울면서 맞았던거 같아. 자세 흐트러지면 엄마가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고 무섭게 불호령을 내리니까 진짜 이 악물고 눈물 줄줄 흘리면서 맞았어.


다 맞고나서 내 종아리는 말 그대로 살점이 떨어져서 피가 맺혀있더라. 종아리를 진짜 제대로 맞으면 정말 피가 나더라.


다음날 학교 갔을때 내 종아리는 선생님들까지 기겁할 정도로 엉망이었어. 그때는 종아리 매자국 난게 막 큰일이 아니었고 여름에도 종아리 때리는 선생님들 있었는데 내 종아리는 너무 멍이 심했거든. 자주색 피멍에 빼곡하게 매자국 나 있고 피난곳에는 딱지까지 있고. 학교에서는 괜찮은데 등교할때 길가는 사람들한테도 시선이 느껴지는건 많이 창피하더라구 ㅠㅜ


근데 그 덕에 그 친구도 많이 누그러든거 같긴 했어. 먼저 나한테 먼저 말 걸고..그 이후로는 그 친구랑 서로 잘 지냈었어. 한번만 참고 이해하면 되는데 그걸 왜 못했지라는 후회가 들더라.


그 당시 기준으로는 별거 아닌 일이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많이 부끄러운 기억이야. 맞아도 쌌다는 생각이 들고. 그때 이후로 친구들하고 싸우고 아무리 화나도 선은 지켰었어. 맞아서 반성한거라기 보다는 정말 죽도록 맞으니까 사람이 몰아붙여진다는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깨달아서 조심하게 된거 같아. 역지사지처럼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