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흥 딸 살인사건에 대해 글 썻던 괴붕이임.
전부 댓글에 3번사건을 궁금하더라고


지금 생각해보면 무섭다기보단 아리송한 사건이야

일단 우리부대는 보급부대고 옆에는 전투부대가 있는구존데
저출산 현상으로 신병이 드럽게 안와서 전투부대가 맡고있던 탄약고 근무자가 매우 부족해

졸지에 근무란 불침번밖에 없던 우리 부대는 꿀통이 깨지게됨

문제는 신병 안오는건 우리부대도 마찬가지. 

게다가 야간근무를 우리 부대가 짬쳐맞아서 거의 일주일 내내 근무를 투입하는 매우 자살마려운 상황.

게다가 우리 부대는 전투부대랑 사이가 원래부터 안좋았는데 그놈들 시선엔 근무, 일과, 여러 제한에 비해 우리가 꿀벌로 보였기 때문임. 이점은 용사뿐만 아니라 간부들도 마찬가지라 시시컬컬 전투부대 간부들은 우리만보면 없던구실을 만들어내서 닦기도함. 물논 선 넘은 놈들은 찔려서 전역하기도 했음

그러다보니 우리가 전투부대가 맡던  탄약고 근무를 서게되자 괴롭힐 구실이 생겼는지 

탄약고 전체를 볼 수 있는 cctv로 

보라는 탄약고 주변은 안보고 초소에만 집중하다가 근무자가 조금이라도 졸거나 이상한짓하면 바로 인터폰으로 닦더라

그런데 자기들도 잘못된건 알았는지 어느순간 관두더라고. 

아무래도 전역 한달남은 선임이 내가 이거 우리 대대장한테 무조건 보고한다고 해서 그런걸지도.

다만 한 사관은 예외였음.
그 사람은 cctv를 돌려보다가 병사들이 가장 피곤한 시간때인 3~6시 사이에 불시검문을 하러 왔었음.

이사람이 여간 깐깐한게 아무리 수하를 제대로 해도 신원확인을 그렇게하면 되냐? 

내가 사관이라고 해도 너희들은견장을 보여달라고 이런 질문은 왜 안하냐 하면서 온갖 별 랄지를 다하더라고.

아무튼 그날은 내가 동기랑 같이 근무를 섰었고 시간대는 가장 지옥번초인 4~6시였음.

시발시발 거리며 동기랑 나는 전투부대 뒷담을 존나 까고 있었는데
갑자기 정면의 cctv가 우릴 쳐더보더라고





보통은 cctv는 잠깐 몇초동안 초소를 지켜보다가 딴곳으로 시선을 돌리는데
그날은 10분동안 째려보더라. 그 사관이 일부러 시선을 고정시킨게 분명했음.

뭔가 느낌이 쎄해서 그 사관이 올라올거라 예상한 동기랑 나는  철저하게 그 사관을 맞이함.


보통 수하는 "신원 확인되었습니다." 로 마치는데
이 사람이 갑자기 "신원이 확인되었다고?"라고  말하더니 초소 앞에서 멍하니 서있더라/
뒤따라오면서 피곤에 찌들은 표정 개썩나간 부사관이 왜 그러십니까? 라고 물어도 아무 대답을 안함.
그러다가 초소안으로 들어오더니 창문을 세게 열더니 주변을 둘러봄

그리고 우리한테 탄약고 방향에 따른 번호를 알고있냐고 하고
갑자기 야간투시경 같은건 왜 구비를 안하고 간부에게 요청을 안하냐 하고 또 지랄을 함

그러더니 "이걸로 지통실에 연락하나?" 하고 묻고 인터폰을 집고 지통실로 연락함 


근데 이 바보가 수화기를 안들고 통화를 하더라. 게다가 발신버튼을 계속 누르면서

수화기도 안들면서 연락하고있으니 통화가 될리가 없지
그러더니 우리한테 "이거 cctv병이 조는구만?" 이러고 구석탱이의 999k에 손을 댐.

이건 배터리도 갈지 않은채로 2년동안 먼지만 날리는 고철인데
수화기(본인은 통신병이 아니라 이거 정식명칭을 모르겠음)를 집더니
다짜고짜 조냐? 근무 똑바로 안 서냐? 야! 야! 이럼.

사관울 제외한 나를 포함한 모두는 얼탱이가 나가버렸고
보다못한 동기가 그 무전기는 작동이 안됩니다.  그냥 방치품입니다 했더니

"뭔소리냐 우리중대 병들은 다 이거쓰는데" 라고 하면서 

너희들이 관리를 못했다 왜 통신 켜두지않느냐 라고함

그런데 뒤따라오던 부사관이 어떤중대도 이걸 사용하지 않는다고 하고
아무래도 인터폰이랑 착각한것 같습니다 라고 함


그런데 당직사관이 갑자기 뒤의 초소를 보더니
"내가 오늘 낮에 지형정찰을 갔는데, 저기서 근무하는 초병 한명이 이걸 사용하는 걸 봤다." 라고 함.

...그런데 우리는 사수와 부사수가 한 초소안에 근무를 보는 시스템임. 

그리고 사관이 가리킨 초소는 문짝도 달려있지 않은, 폐기된 텅 빈 곳이었음.

잠시 모두가 초소를 보고있는 사이 다음 근무자가 와서 그 사관은 경계 똑바로 서라고 하며 내려감.

다음날까지 나랑 동기는 ㅅㅂㅅㅂ거리며 그양반을 존나 깠음. 무섭다기보단 정신이 돌아버린놈 같아서 화나더라고.



그리고 몇주 후 근무방식이 주간/야간을 부대가 격달마다 번갈아가면서 서는걸로 바뀜

그리고 나랑 후임 한명이 주간근무를 서있을 때였음. 


그런데 멀리서 그 사관이 언덕을 올라오더니 그 텅빈 초소 안으로 들어가더라고.


그리고 언제 설치되었는지 모르는 999k를 만지작거리고 있었음.

그리고 한달 후 다시 야간근무를 서는 상황.
나랑 같이 들어갔던 동기가 근무서는 도중 엿같아서 뒤질뻔했다고 하던데

...그 사관이 또 올라와서 수하를 했는데 저번처럼 또 가로등 앞에서 멍하니 서있었다는 거였음.

그런데 자세히 보니 이 사관,
고개를 돌아본채로 수하를 하고 있었다고..

그개 뭔 개소리냐고 했더니
동기도 자기가 뭘본건지 모르겠다고 하더라.

근데 뒤돌면 그 허름한 초소가 보이긴 함.

이후 그 사관은 언제부턴가 당직을 서지않고 위병소 부관으로 근무를 옮김.


아직도 뭐가 뭔지 모르겠다. 이 사람이 피곤에 찌들어 병에 걸린건가 싶지만, 



그게 아니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