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발전은 탄소 배출도 적고 비교적 저비용으로 엄청난 에너지를 얻을 수 있는 발전 방식이지만, 현재 주류 핵발전 기술은 환경과 인체에 치명적인 방사성 폐기물을 부산물로 남긴다는 커다란 단점이 있다.


현재 이 폐기물들을 효과적으로 처리하는 방법은 그 독성이 새어나오지 않도록 해서 시간이 지나 안전해질 때까지 꽁꽁 싸서 보관하는 것 뿐이다. 하지만 100년, 200년 정도는 어떻게든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다고는 해도, 수천 수만 년 동안 그걸 안전하게 보관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이다.





이런 위험한 방사성 폐기물들을 수만 년동안 안전하게 보관하기 위해 많은 제안이 쏟아져 나왔고, 그 중 하나 괴담미스터리 채널에서도 익히 소개된 바 있는 온칼로도 있다.


링크 - https://arca.live/b/spooky/42563199


그밖에도 방사성 폐기물의 유출을 막기 위한 다양한 창의적인 방안이 제시되어 왔고, 개중 문화 전승의 힘을 이용하는 시도도 나온다.





1981년 미국 에너지부에서 미래의 방사성 폐기물 유출을 막기 위한 태스크포스를 설립하였는데, 태스크포스에서 제시한 방안 중 하나가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경고를 구전으로 전승시키는 것이었다.



태스크포스의 자문 중 하나였던 셰뵉 토마시 교수는 방사성 폐기물 저장소 예정지였던 유카 산 인근 지역에 유카 산에 관련된 민간 전승과 관련 의식을 정착시키는, 가칭 "원자력 사제(Atomic Priesthood)"를 만들 것을 제안했다. 

카톨릭 교회가 2000년간 예수님의 말씀을 지키고 보존해왔듯이, 원제력 사제들은 이런 방사성 폐기물 저장소의 위치와 그 위험성에 대한 지식을 통해 인류를 보호하게 될 것이었다.




1984년 독일의 한 저널에서도 유사하게 어떻게 수만 년 후에도 방사성 폐기물을 지킬 수 있을지에 대해 각계의 학자들에게서 의견을 모았다.



그 중 철학자 프랑수와 바스티드와 파올로 파바리가 제안한 것은 "인류와 계속 공존할 살아있는 방사능 계측기"였고, 그 예시로 든 게 "레이 캣"(Ray Cat, 광선/방사선-고양이)이다.


'레이 캣'은 방사능을 감지하면 겉모습이 변화하는 고양이로, 흔히 빛이 나게 되는 것으로 묘사된다.

레이 캣은 원자력 사제와 유사하게, 문화 전승과 결합하여 방사성 폐기물로부터 인류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레이 캣'이라는 이름 역시 먼 미래에도 발음하기 쉽고 그 뜻을 연상하기도 쉽도록 지어졌다.


제안의 핵심적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만일 레이 캣을 널리 퍼뜨린 뒤에 "레이 캣에 빛이 난다면 얼른 피하라"는 내용의 설화나 관용구를 정착시킨다면, 오래 전부터 고양이는 인류 곁을 지켜온 생물이기에, 먼 미래라 하더라도 빠르고 직관적으로 방사성 폐기물에 대한 경고를 전달할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https://www.youtube.com/watch?v=amn3kn0XPLQ




물론 1984년 당시의 기술 수준으로는 이런 고양이를 만드는 것은 불가능했고, 레이 캣을 만들기 위한 진지한 시도는 이후로도 없었다.

하지만 이 독특한 제안은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었으며, 레이 캣이 나왔을 때 같이 퍼뜨리기 위한 노래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유튜브 영상 참고)


수만 년 후 먼 미래의 인류까지 지키기 위한 노력이 과연 빛을 발할 것인지는 알 수 없지만, 현 시점에서 이런 다양하고 창의적인 발상을 엿보는 건 매우 흥미로워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