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햇살이 눈부시게 쏟아지던 지난 1918년 8월 여름. 홋카이도에 사는 스즈키 나가요시는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동생에게 줄 선물을 샀다.

평소 아끼던 여동생의 선물인 만큼 엄선해서 고른 것은 바로 기모노를 입고 있는 단발머리 인형이었다.

당시 3살이었던 기쿠코는 인형이 마음에 들었는지 하루도 빠짐없이 꼭 붙어 다녔다.

그러던 어느 날 기쿠코는 폐렴에 걸려 어린 나이에 갑자기 세상을 떠나게 됐다.

스즈키는 동생의 죽음을 슬퍼하며 유골과 함께 평소 아끼던 인형을 불단에 올려놓고 정성스럽게 제를 지냈다.

동생을 그리워하는 스즈키의 마음 때문이었을까. 키쿠코의 유골 옆에 있던 인형의 머리카락이 갑자기 자라기 시작하는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단발이었던 인형의 머리는 어느새 어깨까지 올 정도로 길어졌고, 이후에도 꾸준히 자라 긴 머리가 됐다.

스즈키는 인형에 동생의 영혼이 깃들었다고 생각했고, 만넨지라는 절에 맡겨 고이 보관했다.

그러나 인형의 이야기가 퍼지면서 '이 이야기는 사기'라는 주장이 제기되는 등 인형을 두고 의견이 분분하자 만넨지는 "영험한 인형을 왜곡하지 마라"며 인형 공개를 금지한 상태이다.


탈모인들한텐 안타깝지만 마지막 문단은 진짜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