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풍이 휘몰아치는 어두운 밤


마을의 보안관인 나는 평소에 친하게 지내던 한 노인과 함께 한 노부부의 집에 잠입을 하게 되었다.


들리는 소문으로는 이 노부부의 집에서 비명이 가끔 들리고, 실종된 마을 사람들의 목소리와 흡사했다는 것...


페인트가 떨어져 나가는 나무벽들 사이에 있는 창문을 찾아 열고, 노인과 함께 발을 들였다.


침실, 벽에는 수 많은 괴기한 그림이 걸려있었고, 선반마다 뒤틀린 장신구들이 나열되어 있었다. 나는 오싹한 기분이 들었다. 이 노부부는 이상하다.


나는 노인과 함께 방 안을 자세히 둘러보기 시작했다. 밝진 않지만, 그렇다고 보이지 않을 정도는 아닌, 달빛이 방 안을 비추고 있었기 때문에, 나는 문제 없이 주위를 조사할 수 있었다.


한 30초를 둘러봤나? 같이 온 노인이 날 부르더니 갑자기 방 안의 물건들을 하나하나 설명하기 시작했다. 


너무 자세하다.


마치 이미 이 물건들을 다 알고 있었다는 것 마냥.


믿었던 친한 노인의 표정이 점점 뒤틀리며 미소를 짓기 시작한다. 역겹다.


밖에서 들릴 정도로 크게 설명을 하기 시작한다. 누가 들을 수도 있는데 왜 저러는 거지?


더 이상 이 집에 있기가 싫어졌다. 들어왔던 창틀에 손을 얹는 순간, 누군가가 창을 세게 닫았다.


차가운 쇠창틀이 손등을 부수는 느낌이 생생하게 느껴진다. 뼈가 산산조각나며 안에서부터 살을 찢어드는 느낌이 척추를 타고 뇌로 전달된다.


그리고 뇌는 말한다. 소리를 질러라.


아아아아아아악!!!!!!!아아악! 아아아!


옆을 돌아보니 소문의 노부부 중 하나인 노파가 보인다. 그녀가 창문을 닫은 것 같다. 그녀는 웃고 있다. 웃고 있는 것 같다. 웃는 건가? 모르겠다. 전에 본 적이 없는 표정이다. 저게 기쁨인가? 경외감인가? 능멸인가? 무슨 감정이지?


같이 온 노인을 원망하는 눈빛으로 바라봤다. 이 배신자! 나는 당신을 믿었는데...


최대한 숨을 가다듬고... 나는 말한다. 


제가... 어떻게 하면 살 수 있죠?


노파와 노인은 웃는다. 말 없이 웃는다.

그리고 다시 노파를 돌아보자, 언제 들은지도 모르는 주사기를 내 가슴팍에 박아넣었다.


손의 고통이 사라지고, 시야는 좁아지며, 다리가 풀리더니, 세상이 어두워졌다.




눈을 떴다.


내 몸이 보인다.


근데... 하체가 없다... 몸은 고정이 되어있고, 갈비뼈 아래로 모든 장기들이 노출되어 있다.


눈이 흔들린다. 집중을 할 수가 없다. 비명을 지르는 것 말고는 할 수 없다. 내 뇌는 이 상황을 받아들일 준비를 하지 못했단 말이다.


고개를 흔들면서 주위를 보니, 노부부가 보인다. 이상한 유리관들을 잔뜩 가지고 접근한다. 유리관 안에는...


생전 처음보는 벌레들이 들어있다.


유리관 하나하나 각기 다른 벌레들이 기어다니거나, 날아다니며 유리벽에 닿는 소리를 낸다.


아 제발... 제발... 내 예상이 틀렸길 기도하지만, 그들은 내 몸 곳곳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원통형의 펜 같은 크기의 기구를 내 몸에 대더니, 그 부위의 피부가 사라졌다. 근데 피는 나질 않는다...


내 몸에 무슨 짓을 한거야 대체


온 몸에 빨간 구멍들이 생겼다. 피부가 도려내진 흔적이다. 너무 쓰라리고 아프다.


노부부는 유리관 하나를 잡아들더니, 뚜껑을 연다. 그리고 그 상태로 내 피부 구멍에 꽂기 시작한다.


고통, 비명, 절규 무슨 단어로 설명을 해야 할까.


어떤 벌레는 피부를 뚫으며 들어오는 것 같고, 어떤 벌레는 피부를 갉아먹으며 사각사각 소리를 내고, 어떤 벌레는 기어다니며 간지럽힐 뿐이였다.


으아아아아악 아아아악 아아아 아아아아! 아ㅡㅁㄴ오;ㅣㅏㅁㄴㄻㄴ이ㅏ; 제발벱ㅈ\재벌제발제발 제발 제발


노인들은 내 비명 소리를 들으며 행복해한다. 행복? 잘 모르겠다. 그들의 표정도 소리도 들리진 않지만, 그럴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



ㅆㅃ 이러고 잠에서 깸.


하도 어이가 없어서 지금 아카챈 검색하고 글 쓰는 겁니다.

제가 원래 꿈을 1,2년에 한 번? 정도 꿀 정도로 진짜 안 꾸는 편인데, 꿀 때마다 좋은 꿈은 별로 없었는데, 이번 꿈은 진짜 레전드네.


오늘 부모님이 수술을 받습니다. 아침에 어머니가 아버지에게 콩팥을 하나 넘기기로 하셨어요. 저는 당연히 아무렇지 않아 했죠. 검사 결과 두 분 다 이식에 문제가 없을 정도로 잘 맞고, 아버지도 일주일 전에 은퇴를 하실 정도로 몸도 건강하시거든요. 수술 자체도 엄청 위험하지 않고.


그런데 그렇게 생각만 했나 봅니다. 사실 무의식 속 어딘가에선 엄청 불안했나 봐요. 그래서 이런 꿈을 꾼 게 아닐까 싶습니다. 오랜만에 밖에 나가서 코로나 검사도 받고. (보호자가 간호하려면 필수) 더운 데 걷고 집에 와선 집을 치우고, 설거지도 하고, 빨래도 하고, 평소에 안하던 가사노동을 하다보니 몸도 좀 피곤했던 게 원인이 된 것 같습니다.


아무것도 못하고 고통 받는 엔딩이라 ㅈ같았지만, 뭐 지금 생각해보면 악몽을 꿀 요인은 다 준비가 되어 있었네요.


하... 전 이만 세수하고 부모님 계시는 병원으로 짐 들고가서, 며칠 간 같이 옆에서 자고 지내면서 케어하러 가겠습니다.


뜬금없는 글 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좋은 하루 보내세요들.


잠에서 깨고 "이건 ㅅㅂ 어이가 없어서 어디 적어둬야겠다" 생각해서 카톡 나에게로 글도 써둠 ㅋㅋㅋ


하도 생생해서, 잠에서 깨자마자 오타도 열심히 수정해가며 적을 정도로 정신이 뚜렷했다는 게 엿같네



피부 구멍 뚫리는 거 왜 꿈 속에 나왔는지 이제 깨닳음 ㅅㅂ


사마귀임. 사마귀 치료제 발라서 사마귀 때어내는 과정임 지금



꿈은 경험을 토대로 형성된다는 말이 피부에 와 닿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