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냥 보기에는 무슨 다리달린 민달팽이 같기도 하고 물렁한 지네 같기도한 괴상한 생김새의 벌레지만 이 벌레는 연체동물도, 절지동물도, 그렇다고 환형동물도 아니다. 그럼 대체 뭐란 말인가?

이 벌레는 유조동물문(Onychophora)에 속하는 발톱벌레라는 벌레이다. 유조동물문은 캄브리아기 후기에 나타난 상당히 원시적인 동물문으로, 곰벌레가 포함되어있는 완보동물문, 엽족동물문과 근연동물이다. 그리고 물렁해보이는 겉모습과는 달리 환형동물, 연체동물과는 연관성이 없고 오히려 절지동물과 가까우며, 원시적인 절지동물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고 여겨지기도 한다.

발톱벌레라는 이름은 저 수많은 발의 끝부분에 발톱이 달려있는 특성때문에 붙은 이름이다. 일단 딱 봐도 알겠지만 상당히 말랑말랑한 신체를 지니고 있으며, 이동속도도 매우 느린 편이다. 하지만 겨우 이정도 사실 만으로는 기이생물로 불리지는 않았을거다.

이 벌레가 기이생물로 불리는 데에는 이 벌레의 사냥방식이 큰 지분을 차지한다. 바로 저렇게 입 주변의 분비샘에서 거미줄 같은 점액을 살포해 사냥감을 못움직이게 결박하고 사냥하는 것.

저 점액이 어느 기관에서 어디를 통해 나오는지 좀더 잘 알 수 있게 설명해주는 그림이다. 발톱벌레는 이 점액을 초당 33~50회 진동시키는 방식을 이용해 사냥감에게 골고루 살포한다. 이 점액질은 단백질이 주성분이며, 공기중에 노출되는 순간 순식간에 굳어버리기 때문에 이걸 맞은 사냥감은 사실상 움직일 수 없게된다.

그러고는 이내 저 어마무시한 이빨을 드러내며 꼼짝도 못하는 사냥감에 구멍을 뚫은 후 소화액을 주입시켜 내장을 모두 녹인 후 체액을 빨아먹는 방식으로 사냥을 한다.

참고로 현재 유조동물문과 상당한 근연종이었거나 아예 유조동물문에 속해있었을 것으로 추정되는 생물로는 이 생물이 있다. 고생물에 어느정도 관심있는 사람들은 다들 잘 알고있는 '할루시제니아' 라는 생물. 무려 고생대 캄브리아기에 등장한 상당한 고생물이다. 이 생물이 근연종 혹은 속했다는 추론이 있는걸 보면 정말 오래전 지구에 출연했던 생물군에 포함된 생명체인 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