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선 감독 사퇴에 대해 야구계에서는 예견된 일이라는 시선이 많다. KBO, 특히 수장인 정 총재는 지난달 23일 대한체육회 국정감사장에서 “전임감독제, 개인적으로 찬성하지 않는다”, “선 감독이 TV로 선수들을 살핀 것은 불찰” 등의 발언으로 사실상 선 감독 존재를 부정하는 발언을 했다. 파문이 커지자 KBO 측은 선 감독을 만나 해명했다고 설명했지만 사실상 선 감독 사퇴를 종용한 셈이었다. 결국 권위와 리더십이 허물어진 선 감독은 사퇴를 택할 수밖에 없었다.

KBO는 아시안게임 병역면탈 논란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르자 철저히 선 감독과 거리를 뒀다. 선 감독이 모든 것을 책임지는 분위기가 연출된 것인데 더 나아가 총재가 전면에 나서 대표팀 감독에게 떠넘기는 뉘앙스까지 풍겼다. 국가대표 감독이 국정감사에 서서 어처구니 없는 질문공세 속 수모를 당했고 고립된 선 감독으로서는 도리가 없었다. 

 

선 감독은 사퇴하지만 KBO, 특히 정 총재는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다.